우리證 합병 앞두고 조직 슬림화
우리證 합병 앞두고 조직 슬림화
  • 김성호
  • 승인 2004.10.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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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인수주체가 피인수 되는 꼴' 인식 팽배

지난 23일 우리금융 황영기 회장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힌대로 우리증권과 LG투자증권간의 합병작업이 초스피드로 진행되고 있다.

얼마 전 우리증권 신임 사장으로 김종욱 우리금융 부회장이 선임되면서 합병작업이 가시화 되는가 싶더니 최근엔 우리증권이 자체 조직개편을 통해 조직 슬림화 작업에 나서면서 합병작업에 불씨를 당기고 있는 것.

그러나 업계에선 우리증권이 LG투자증권의 인수주체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조직개편 및 인사를 통해 조직을 축소하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어 ‘인수주체가 피인수 되는 꼴’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우리증권은 조직개편 및 임원·핵심부서장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기존 마케팅부에서 독립됐던 은행영업팀이 다시 마케팅부로 통합됐으며, 기존 5~6개 지점을 통할했던 지역본부장 자리도 1개가 줄었다. 또 지역본부장들이 지점장직을 겸직하게 됐다.

이 밖에 우리증권은 기획을 담당하는 김영일 상무와 투신법인담당 차문현 상무보를 제외한 집행임원 전원의 사표를 수리했으며, 조만간 일부 부서장 및 직원들에 대해서도 인사를 단행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증권의 이 같은 조직개편 및 인사단행은 LG투자증권과의 합병작업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것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증권업계 최장수 CEO 중 한명인 이팔성 사장이 물러나고 김종욱 우리금융 부회장이 신임 사장 겸 합병추진위원장을 맡으면서 인수주체인 우리증권을 중심으로 합병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오히려 우리증권의 조직을 슬림화해 합병에 따른 진통(?)을 최소화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인수주체가 피인수 되는 꼴이 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는 것.

이에 대해 증권업계 관계자는 “조직규모를 살펴볼 때 우리증권이 인수주체라고는 하지만 LG투자증권이 주도권을 잡을 수 밖에 없는 형국”이라며 “최근 우리증권이 일찌감치 조직개편 및 인사 단행을 통해 조직을 슬림화하고 나선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최근 우리증권과 LG투자증권의 상반 다른 분위기에서도 쉽게 알 수 있다. 조직슬림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우리증권과 달리 LG투자증권은 조직 및 인사와 관련해 아직 이렇다할 행동을 취하지 않고 있는 데다 부실에 따른 매각도 아니고 꾸준히 영업이익도 내고 있는 만큼 합병에 따른 대규모 구조조정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

LG투자증권 한 관계자는 “우리증권과의 합병작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합병에 따른 고용승계 문제와 관련해 직원들이 불안해하는 것 같지는 않다”며 “오히려 합병증권사 출범 후 진행될 사업전략에 관심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내부 분위기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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