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는 펀드, 뜨는 랩어카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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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자산관리로 투자성향 변화…증권사 자산관리 강화

[서울파이낸스 이지은기자]지난해 랩어카운트 자금 규모는 증가하고 펀드 규모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10년 증권시장 자금동향 분석'에 따르면 증권사 맞춤형 종합자산관리서비스인 랩어카운트는 지난해 11월말 기준으로 35조998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말 대비 16조281억원(80.3%) 증가한 수치다.

반면, 펀드자금은 주가지수 상승 따른 주식형펀드 환매 등으로 전년말 대비 16조6970억원(5.0%) 감소한 315조183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고객투자성향이 펀드투자로부터 맞춤형 자산관리로 변했을 뿐 아니라 증권사의 자산관리 업무 강화 등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랩어카운트는 한마디로 여러 종목이나 상품을 랩에 싸듯이 적절히 혼합해 고객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상품이다. 주식 등을 사고팔 때마다 수수료를 받는 위탁계좌와 달리 고객이 맡긴 자산을 기준으로 일정률의 수수료를 내고 상담과 운용을 해주는 개인별 자산관리계좌다.

고객이 맡긴 재산에 대해 자산구성부터 운용, 투자자문까지 통합적으로 관리해주는 종합금융서비스로 개별 투자자 입맛에 맞게 투자 리스크를 관리하고 추가 수익률을 노리는 것이 장점이다. 또 개인별 다양한 투자설계가 가능하다는 점, 투자스타일을 다양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

여러 종목의 주식을 혼합해 구성하면 주식형 랩, 여러 펀드를 섞어 구성하면 펀드랩이 되고, 투자자문사의 자문을 받아 운용하면 자문형랩이 된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자금 이동에 대해 낮은 금리와 더불어 특판예금 만기 도래 등 요인과 함께 이와 같이 맞춤형 자산관리가 가능한랩상품의 매력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같은 랩 시장의 팽창은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복잡해지면서 개인 투자자 혼자로는 위험요인을 피해가며 투자 전략을 짜기 어려워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계웅 신한투자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금융위기를 거치며 펀드에 대한 실망감이 남아있는 과정에서 랩어카운트가 투자자들의 투자대안이 됐다"며 "적립식 펀드 만기에 따라 자금이 이동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랩어카운트로의 자금이동은 최근 유행을 탔던 점도 있고, 고액자산가의 경우 맞춤형 자산관리 쪽으로 이동함에 따른 점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증권 등 개별 증권사들이 랩어카운트 관련 마케팅에 주력하면서 유행을 탄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복잡한 시장 상황에도 개인에 맞게 적절한 투자전략을 짜고 개별 투자에 맞게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이에 대한 매력을 느낀 고액 자산가들의 자금이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홍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은행의 낮은 금리로 인해 고수익을 바라는 투자자들의 자금이 랩어카운트로 집중되는 것도 있을 뿐 아니라 펀드에 있어 차익실현 후 나온 자금이 랩어카운트로 들어가고 있다"고 판단했다.

홍 연구원은 또 "특판예금 만기가 도래에 따른 자금 귀추도 주목된다"며 "이 자금도 랩어카운트 상품이나 직접투자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당분간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겠지만 악재 없이 지수가 오르게 된다면 인덱스 펀드도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계웅 팀장도 "앞으로도 자문형 랩은 증시가 급등하면서 고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에게 매력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그동안 자금이 유출됐던 펀드는 올해 중반이 넘어서면서 다시 명성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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