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유관기관 독점사업 빗장풀자-3.증협 교육사업
증권유관기관 독점사업 빗장풀자-3.증협 교육사업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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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백년대계’ 망친다
내용보다는 형식에만 치중 지적
사이버 직무보수과정 요행 판쳐도 대응 미미


[편집자주] 최근 증권업협회는 그 어떤 증권유관기관보다도 높은 위상을 자랑하고 있다. 감독당국의 감사권한이 일정 부분 이양되면서 업계 자율규제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보다 확고히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증권업협회는 지난 1949년 설립된 이후 업계의 이익보다는 자율규제기관으로서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거래질서 확립과 투자자보호에 힘써 왔다.

하지만 이 같은 높은 위상에도 불구하고 회원사들의 불만은 나날이 높아가고 있다. 위상과 더불어 필요 이상의 잉여금과 권한을 함께 쌓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행정, 감리업무에 있어서도 과거 보수적, 관료적 업무 행태가 그대로 잔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증권업협회가 주관하는 교육 및 자격증 업무와 관련해서는 불만을 넘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직접금융시장의 발전 원동력인 전문인력 양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업계 백년대계는 일장춘몽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본지에서는 <증권유관기관 독점사업 빗장풀자> 그 두 번째 시리즈로 협회가 주관하는 여러 교육 사업을 중심으로 회원사들이 갖고 있는 불만사항이 무엇인지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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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회 교육업무 수익사업 변질

현재 각 증권사 연수 담당 실무자들은 등록과정 및 직무보수교육과 관련해 교육비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금액의 절대치 측면에서 볼 땐 그다지 큰 금액은 아닐지라도 실제 제공되는 콘텐츠의 질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지적이다.

현재 협회에서는 협회 주관 자격증인 투자상담사 1종과 2종 금융자산관리사(FP) 재무위험관리사(FRM) 증권분석사(CIA) 등에 대해 의무적으로 등록과정, 보수과정을 듣도록 규정하고 있다. 1·2종 투자상담사의 경우 현재 12시간 등록과정에 일인당 5만2천원, 보수과정 8시간에 3만5천원의 비용이 소요되며 FP의 경우는 등록시 6만1천6백원, 보수교육시 5만2천5백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각 증권사가 직무보수교육비로 협회에 제공하는 금액은 한해 평균 약 2천만원, 교육비 전체로 보면 총 5천만~6천만원 정도다.

이런 비용에 대해 현재 업계 관계자들은 교육비를 인하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이미 증권업협회에 등록돼 관리를 받는 이들의 보수과정이므로 교육비용을 협회에서 부담하거나 아니면 대폭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이미 협회비를 냈는데 협회 차원의 기본 의무교육은 그 안에서 해결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한다.

이런 회원사들의 교육비 인하 요구에 대해 협회는 한 마디로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증권 연수원 한 관계자는 현재의 사이버 보수과정에 드는 비용은 여타 사설학원과 비교해 봤을 때 굉장히 저렴한 수준이라며 이것이 비싸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반박한다.

지난 해 협회에서 주관한 1·2종 투자상담사 및 FP등에 응시한 인원은 약 70만명, 이를 통해 협회가 벌어들인 자격증 전형료 수입은 모두 17억9천7백만원 가량(2002년 11말 현재)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수입 중 시험에 접수는 했으나 개인사정상 시험에 응시하지 못한 이들이 낸 전형료 등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고 말한다. 업계에 따르면 매 자격증 시험마다 미응시율은 평균 30~40%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에 대해 환불은 커녕 시험연기 신청 조차도 불가능한 상태다. 결국 협회는 매년 전체 전형료 수입의 30~40%, 지난해의 경우 17억9천7백만원 중 약 5억3천만원 상당의 금액을 고스란히 협회 수입으로 가져갔다.


▶ 내용보다는 형식에 치중

각 회원사들이 협회 제공 교육에 대해 갖고 있는 또 다른 불만은 겉보기 좋은 형식에만 치중하지 정작 중요한 교육 내용이나 실효성에 대해선 무신경, 무관심으로 일관한다는 점이다.

이런 행태의 대표적인 예로 업계 관계자들은 사이버로 진행되는 FP보수과정을 들고 있다.

증권사 인사팀 관계자는 현재의 사이버 시스템은 수강생이 얼마나 충실히 수업을 듣고 있는가, 제대로 이수했는가를 체크할 만한 조항이 마련돼 있지 않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FP 사이버 보수 과정을 이수하는 대다수 수강생들이 이점을 악용, 편법을 동원해 강의를 이수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는 전언이다.

현재 FP 사이버직무보수 과정은 강의 종료 후, 강의 중간중간 던져주었던 비밀 번호 3개를 입력하게끔 하고 있다. 틀릴 경우 다음 단계로의 진행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실제로 사이버 FP수업을 들은 사람들 대부분은 창을 2개 띄우고 다른 것을 보다가 숫자가 나오면 숫자만 적어둔다거나 아니면 비밀번호가 한 자리수이고 3개 중 2개만 맞으면 된다는 점을 악용, 스크롤바를 당겼다 밀었다 하며 비밀번호 끼어 맞추기를 했다고 고백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공공연한 비밀로 퍼져 있는 이런 편법을 협회가 모를 리 없다며 아무리 좋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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