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스마트폰 뱅킹, 사실상 무산
공동 스마트폰 뱅킹, 사실상 무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요은행, 개별 서비스 잇따라 선봬
"공동개발은 시작부터 무리한 결정"

[서울파이낸스 이종용 기자] 이번 주부터 주요 은행들이 자체 개발한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를 시작하고 있는 가운데, 이달 말 완료를 목표로 한 은행권 공동 뱅킹 서비스가 사실상 무산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이날 안드로이드폰용 뱅킹 서비스를, 우리은행은 아이폰용 서비스를 오픈했다. 지난 26일엔 SC제일은행이 스마트폰 뱅킹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하나은행을 시작으로 국민·기업·신한 등 주요 은행들이 자체 뱅킹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당초 대부분의 시중은행은 아이폰과 윈도모바일용 모바일 뱅킹을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하고, 금융결제원을 중심으로 개발에 착수했다. 이는 공동 개발이 독자 개발보다 비용이나 시스템 운영면에서 효과적일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하지만 주요 은행들이 잇따라 독자 뱅킹 서비스를 개별적으로 내놓고 있어 은행권 공동 뱅킹은 사실상 '속빈강정'으로 전락했다.

이처럼 은행들이 독자 스마트폰 서비스에 뛰어 드는 것은 스마트폰 사용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가 500만명까지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은행 입장에서는 스마트폰 사용자들을 잠재적인 금융소비자로 판단, 고객 확보 차원에서 자체 뱅킹 서비스를 내놓는 것이다.

주요 은행들이 잇달아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를 내놓자 공동 뱅킹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금융결제원은 난감한 입장이다.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이달 말 윈도우 모바일과 아이폰OS 기반의 스마트폰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폰 공동 뱅킹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할 예정"이라면서 "당초 취지와 달리 다수의 은행들이 이탈하고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처럼 예상치 못한 쪽으로 흘러가자 은행권의 공동개발 자체가 처음부터 무리한 결정이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즉, 공동 개발은 애초부터 고객과 기업의 이익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모델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모바일 결제 환경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데 공동 개발을 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며 "1차적으로 공동 개발에 참여했던 은행들 중에서도 추후 독자 개발로 돌아서겠다는 곳도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