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대출 조이기 '풍선효과' 대책 마련 주안점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금융당국이 제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해 점검에 나선다. 은행권이 대출을 바짝 조이면서 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몰리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13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오는 15일 상호금융, 보험사, 저축은행, 여신전문 금융사·협회 관계자들을 불러 가계부채 관리 강화를 주문할 방침이다. 앞서 금융위원회가 지난 11일 관계기관과 은행연합회, 2금융권 협회, 5대 시중은행 등을 불러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개최한 지 나흘 만이다.
이는 최근 은행권이 가계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2금융권에 가계대출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게 감지됐기 때문인데, 이 달에만 1조원 이상 불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런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지난 2022년 5월(+1조4000억원) 이후 약 2년 반 만에 1조원을 돌파하는 것이다. 2금융권 가계대출은 2022년 10월 이후 줄곧 감소하다가 지난 8월 5000억원 증가 전환한 바 있다.
특히 이번 회의에는 금융협회뿐 아니라 새마을금고와 농협중앙회, 삼성생명, 한화생명,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 개별 금융회사들이 참석한다.
이들 사는 최근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나타나거나 우려되는 곳이다.
상호금융권은 은행권과 고객군이 상당 부분 겹치는 데다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한도가 50%로 1금융권에 비해 여유롭다보니 은행권 대출이 막힌 수요자들이 언제든 몰릴 수 있다. 보험업권은 지난 8월 가계대출 증가 폭이 300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4000억원이 불어났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에서 2금융권으로 대출 이동이 본격화할 경우 현재 50%인 2금융권 DSR 한도를 1금융권(40%)에 준하는 수준으로 맞추는 방안 등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