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2] 실적 악화·C커머스 공세까지···칼 빼든 유통업계, 리밸런싱 속도
[창간22] 실적 악화·C커머스 공세까지···칼 빼든 유통업계, 리밸런싱 속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 희망퇴직 실시···"추가 계획 없어"
SSG닷컴·G마켓 조직 슬림화···SSG닷컴 "희망퇴직 실시"
11번가 지난해 11월·올해 3월 희망퇴직···내실경영 집중
롯데온·롯데免, 희망 퇴직···롯데免 월드타워점 타워동 면적 축소
 대형 쇼핑몰 전경 (사진=이지영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국내 유통업계가 경기침체 장기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의 공세에 맞서 고강도 리밸런싱(사업구조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영업면적 축소, 토지·건물, 비주력 사업부 매각 등 비용 효율화를 위한 경영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유통기업 특히. 이커머스 안팎에서 차이나 커머스에 대한 위협론이 커지고 있다.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태무·쉬인)'로 불리는 C커머스의 진출이 가속화하면서 국내 토종 이커머스 매출이 잠식당하고, 소매 유통의 주도권을 내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세계·롯데 등 국내 유통 대기업의 이커머스 계열사를 주축으로 인력 구조조정 칼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이는 경기 불황 속 인력감축을 통해 기업 효율성을 제고하고 수년간 지속된 적자 기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SSG닷컴은 지난 2019년 818억원의 영업손실을 시작으로 △2020년 469억원 △2021년 1079억원 △2022년 1111억원 △2023년 1030억원 등 지난 5년간 4500억원이 넘는 손실을 봤다. G마켓의 영업손실 규모도 지난해 321억원에 달한다. G마켓과 SSG닷컴의 올해 상반기에도 각각 76억, 16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에 신세계그룹은 주요 핵심 임원들을 물갈이하고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신세계그룹은 전항일 지마켓 대표와 이인영 SSG닷컴 대표를 각각 해임하고, 정형권 전 알리바바코리아 총괄과 최훈학 SSG닷컴 전무를 각각 지마켓·SSG 신임 대표로 임명했다.

또한 SSG닷컴은 기존 4개 본부(D/I·영업, 마케팅, 지원) 체제를 2개 본부(D/I·영업)로 줄였고, 마케팅본부는 영업본부로 통합했다. 지원본부 부서들은 대표 직속으로 둔다. 특히 이커머스 기업을 중심으로 희망퇴직 바람이 거세다. G마켓은 기존 PX본부를 PX(Product eXperience)본부와 테크(Tech)본부로 분리했다. 개발자 조직인 테크본부를 별도 조직으로 둬 인공지능(AI) 등 미래 성장을 견인할 기술 분야에 대한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신세계그룹 계열 SSG닷컴은 근속 2년 이상 본사 직원(2022년 7월 1일 이전 입사자, 휴직자 포함)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SSG닷컴 희망퇴직은 2019년 3월 이마트에서 분할돼 법인으로 출범한 이후 처음인 셈이다. SSG닷컴은 근속 년수에 따라 월급여의 최소 6개월~최대 24개월 특별퇴직금 지급, 자녀당 (미취학 및 초중고,대학 재학) 특별지원금 지급, 본인 희망 시 재취업 서비스 제공한다.

SSG닷컴 관계자 "이커머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상황에서 효율적인 조직을 구성하고 직원 개개인에게는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넓히고자 이번 희망퇴직을 실시하게 됐다"며 "희망퇴직을 지원한 직원에게는 합당한 보상과 함께 새로운 출발에 대한 최선의 지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신세계그룹 이커머스 계열사 G마켓 측은 "아직 희망 퇴직과 관련한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롯데그룹 이커머스 계열 롯데온 역시 지난 2020년 4월 롯데 유통 통합 온라인몰로 출범한 첫해인 2020년 영업손실 950억원을 기록한 이후 2021년과 2022년 각각 156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이후 지난해에도 85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롯데온의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은 423억원으로 전년보다 11억원 늘었다.

롯데온은 현재 3년 이상 근속한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 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퇴직 시 6개월치 급여 일시금 지급과 6개월 유급휴직 후 퇴사 중 선택할 수 있다. 롯데온 관계자는 "급변하는 이커머스 시장 속 인력 구조 재편을 통한 경쟁력 있는 조직으로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 이번 희망퇴직을 결정했다"며 "올해 롯데 계열사와 시너지를 내기 위해 각 계열사 상품을 할인 판매하는 '월간 롯데' 행사를 기획하는 등 롯데 계열사들 간의 시너지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11번가 역시 이커머스 업계의 수익성을 중심으로 한 내실 경영에 집중하고 있다. 11번가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1258억원에 달한다. 다만 올해 상반기 기준 영업손실(378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35%이상 적자폭이 개선됐다.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는 올해 초 씨티증권글로벌과 삼정KPMG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11월과 올해 3월 넥스트 커리어를 준비하는 구성원을 지원하는 특별지원(희망퇴직)프로그램을 실시했다. 또한 서울스퀘어 임대 계약 종료에 따라 올해 9월 광명 유플래닛 타워로 사옥 이전을 진행하면서 비용 효율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11번가는 △수익성 높은 버티컬 서비스 확대 △마케팅 운영 효율화 △리테일 사업의 고수익 상품 중심 재고관리·물류운영 효율화 등을 통해 체질개선에 힘을 쏟아온 결과 꾸준히 손익을 개선하고 있다.

11번가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기준 영업손실(378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207억원 축소되며 35%이상 개선됐다"며 "하반기에도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목표로 한 내실 다지기와 상품·가격·배송 등 커머스의 본질에 충실한 경쟁력 제고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커머스업계 뿐만 아니라 면세점·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계도 희망퇴직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우선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는 15년 이상 근속한 직원 개개인에게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넓히고자 각각 3월과 6월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수년간 이어진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희망퇴직을 선택한 직원에게는 합당한 보상과 함께 새로운 출발에 대한 최선의 지원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어 "추가로 진행했다거나 추후 계획된 희망퇴직은 없다"고 부연했다.

롯데면세점은 △고강도 사업부 구조개선을 통한 조직 생산성 △극대화 상품 원가와 경쟁비용 통합관리를 통한 수익구조 안정화 △조직 슬림화를 통한 신속한 의사결정 프로세스 확립 △임원 급여 20% 삭감을 통한 책임경영 △높은 수준의 인력 구조조정 시행 등의 비상경영 대책을 발표했다. 또한 비상경영 체제 첫 단추로 지난 19일 잠실 월드타워점 타워동 매장 면적 축소를 결정했다. 월드타워점 타워동 매장은 중국인 관광객 증가 및 월드타워 방문객 증가에 따라 2017년 6월 4599㎡ 규모로 확장해 개점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지역 특산물, 중소기업 상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며 "월드타워점 전체 면적의 약 35%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를 통해 비용절감을 통한 수익성 확대와 고객 동선 일원화에 따른 쇼핑 편의 극대화로 월드타워점 경쟁력 회복 및 월드타워 가치 제고 목적을 달성하겠다"고 부연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