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내년 6세대 D램 경쟁 '개막'···데이터센터 수요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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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성능·전력효율 향상된 6세대 D램 개발
삼성전자, 기술 개발 막바지···평택캠퍼스 생산거점
HBM 영향, D램 점유율 격차 줄어···내년 실적 '변수'
SK하이닉스가 지난달 개발한 1c DDR5.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지난달 개발한 1c DDR5. (사진=SK하이닉스)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올해 반도체 업계에서 HBM(고대역폭메모리)이 시장의 핵심 키워드가 됐다면 내년에는 6세대 DDR5가 키워드로 떠오를 전망이다. 생성형 AI 상용화에 따른 고성능 데이터센터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이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다시 한 번 맞붙을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9일 세계 최초로 6세대 1c D램(DDR5)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10나노급 D램 공정 기술은 1x-1y-1z-1a-1b 순으로 개발되는데 SK하이닉스가 이번에 개발한 D램은 1c로 6세대 제품에 속한다.

SK하이닉스는 "10나노급 D램 기술이 세대를 거듭하면서 미세공정의 난이도가 극도로 높아졌으나, 당사는 업계 최고 성능이 입증된 5세대 기술력을 바탕으로 설계 완성도를 높여 가장 먼저 기술 한계를 돌파해 냈다"며 "올해 안에 1c DDR5의 양산 준비를 마치고 내년부터 제품을 공급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성장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전했다.

SK하이닉스의 1c D램은 동작속도가 8Gbps(초당 8기가비트)로, 이전 세대 대비 11% 빨라졌으며 전력 효율은 9% 이상 개선됐다.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이 늘어나는 가운데, 클라우드 서비스를 운영하는 고객사들이 SK하이닉스 1c D램을 데이터센터에 적용하면 전력 비용을 이전보다 최대 30%까지 줄일 수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안에 양산 준비를 마치고 내년부터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주환 SK하이닉스 D램 설계 부사장은 10일 회사 뉴스룸을 통해 "올해 안에 1c DDR5의 양산 준비를 마치고 내년부터 시장에 제품을 본격 공급할 계획"이라며 "성능과 원가 경쟁력을 동시에 충족시킨 1c 기술은 앞으로 회사의 1등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1c D램 개발을 바탕으로 HBM과 LPDDR, GDDR 등 차세대 D램 제품군의 기술 혁신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손수용 SK하이닉스 개발TEST 부사장은 "1c DDR5는 시작일 뿐"이라며 "앞으로 1c 기술은 다양한 D램 제품에 적용돼 지속가능한 성장과 혁신을 이끌어갈 것이며 다양한 고객 요구에 완벽하게 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역시 6세대 10나노급 D램을 올해 안에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글로벌 반도체 학회 '멤콘(MemCon)'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반도체 양산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어 지난 8월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 4공장을 6세대 D램 생산기지로 내년 중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경계현 전 삼성전자 DS부문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6세대 10나노급 D램, 9세대 V낸드 같은 신공정을 최고의 경쟁력으로 개발해 업계를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7세대(1d) 10나노급 D램을 생산하고 2027년에는 10나노 미만 공정의 D램을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020년 D램에 EUV 장비를 처음 도입했고 이를 바탕으로 2022년 업계 최초로 5세대 10나노급 D램을 처음 개발했다. 현재 공식적으로 개발을 발표하진 않았으나 올해 안에 양산을 공언한 만큼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역시 개발 막바지 단계에 들어선 것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올해 양산에 들어간 다음 내년 중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겠다고 밝히면서 차세대 D램 점유율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D램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43.5%로 1위, SK하이닉스가 34.2%로 2위, 마이크론이 19.4%로 3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D램 시장에서 여전히 점유율 1위를 지켰지만, 전년 동기 대비 점유율이 소폭 하락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점유율이 3.2%p 늘어나면서 두 회사의 격차는 10% 이내로 줄어들었다. 

이 같은 격차 감소는 SK하이닉스의 HBM 매출 비중이 늘어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HBM 매출은 전분기 대비 8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250% 이상 증가하며 회사의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고 밝혔다. 

또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내년에 D램 시장 전체에서 HBM 매출 비중이 30% 이상 이를 것으로 예상하면서 HBM 주도권을 쥔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차세대 D램 주도권까지 SK하이닉스가 가져간다면 삼성전자는 더욱 거센 도전을 받을 수 있다. 

한편 트렌드포스는 올해 D램 매출은 907억달러로 전년 대비 75% 증가하고 내년에는 51% 늘어 136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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