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역대급' 엔저에 엔테크족 늘었지만···투자 전 따져봐야 할 이슈는
[초점] '역대급' 엔저에 엔테크족 늘었지만···투자 전 따져봐야 할 이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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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엔 환율 874.62원, 올해 41원↓···달러 대비 12% 절하
엔화 예금부터 ETF까지···엔화 상승 배팅한 엔테크 늘어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 높아···단기투자 적절치 못해"
일본 엔화 (사진=픽사베이)
일본 엔화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일본 엔화가 역대급 저점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향후 엔화 가치 상승에 배팅한 엔테크 수요가 늘고 있다. 엔화 예금에만 국한되지 않고 엔화를 통한 미국채 투자까지 투자영역이 다양화되고 있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큰 만큼 엔화 관련 투자에 보다 신중할 것을 조언했다.

19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원·엔 환율이 전장 대비 0.6원 하락한 874.62원을 기록했다. 이는 연초(1월 2일 종가, 914.16원) 대비 40.98원(4.48%)이나 하락한 수치다. 이뿐만 아니라 달러·엔 환율도 157.94엔을 기록, 연초 대비 16.92엔(12.0%)이나 상승(절하)했다.

이 같은 엔화 약세는 미국과 일본의 상반된 통화정책 노선에 기인한다. 앞서 일본은행(BOJ)은 지난 3월 금리인상을 통해 약 8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했지만, 국채매입을 기존 수준으로 유지하는 등 실질적으로 통화완화 노선을 유지했다. 이런 경향은 지난 14일 개최된 6월 금정위에서도 이어졌다.

반면 미국은 올해 들어 물가·고용 등 경기지표가 호조를 보인데다, 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영향으로 긴축적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실제 지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연내 금리인하횟수 전망을 기존 3회에서 1회로 하향 조정했으며, 다수의 연준 위원이 현재 금리 수준을 장기간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채 2년물 금리는 연초 4.1%대에서 현재 4.718%선까지 올라왔으며, 같은 기간 달러인덱스는 100pt 수준에서 현재 105pt선까지 상승하는 강세를 보였다. 다른 행보를 보인 통화정책이 엔화 약세를 가속화시킨 셈이다.

주목할 점은 현재가 엔화의 저점이란 인식이 퍼지면서, 엔화에 대한 투자도 늘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엔화예금 잔액은 1조2893억엔으로, 한달새 481억엔(3.88%)이나 증가했다. 특히 5개 은행의 엔화예금은 올해 1월과 비교하면 1319억엔(11.4%)나 급증한 상태로, 지난해 말 1억엔을 돌파한 이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통상 엔화예금은 가장 접근성이 좋은 엔테크 방식으로 꼽힌다. 엔화를 계좌에 예치해뒀다가 향후 엔화 가치가 오르면 원화로 환전해 환차익을 거두는 형태가 대표적이다. 5000만원 한도내 예금자보호가 될 뿐만 아니라 환차익에 대한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 등의 장점이 있다. 휴가철을 앞두고 엔화가 저점일 때 미리 환전해두려는 수요도 포함됐다.

일본 증시를 통해 엔화로 미국채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주목받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내투자자들이 일본 증시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ISHARES 20+ YEAR US TREASURY BOND JPY HEDGED ETF'다.

해당 종목은 원화를 엔화로 환전해 20년 이상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환헤지 상품이다. 미국채 가격 상승뿐만 아니라, 엔화 가치 상승을 통한 환차익을 함께 추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올해 국내 투자자들이 순매수한 금액은 4억782만달러로, 한화 5636억원에 달할 만큼 관심이 뜨겁다.

다만 엔테크는 하는 데 있어 좀 더 신중해야 한다는 게 관련 분야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미 연준의 금리인하 시점이 지연되고 있는 데다, BOJ의 통화긴축 역시 더디게 진행되며 예상보다 성과가 부진하기 때문이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재테크로의 엔화예금은 엔화가치 절상을 통한 환차익에 기대야 하는 구조다. 금리가 0%에 수렴해 이자수익 등을 기대할 수 없다"며 "장기적 시계열에서 보면 언젠간 오르겠지만, 얼마나 걸릴지 예상키 어렵다. 오히려 국내 예적금이나 다른 투자처를 고려하는 것이 적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유안 KB증권 연구원은 "일본에 상장된 미국 채권 ETF의 경우 엔화 쪽 리스크 요인 외에도 금리 쪽 리스크가 함께 들어간다"며 "특히 시장 인식만큼 엔화가 빨리 올라오지 않고 있고, 금리도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어 적극적으로 추천드리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엔화예금의 경우 다른 투자 대비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은 아니다"며 "엔화 약세가 계속 지속되진 않을 것이란 관점에서 본다면 나쁜 투자처는 아니지만, 환차익을 빠르게 노린 투자자 입장에서는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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