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의 성공' 인터넷은행···중간 성적표 '경쟁 촉진·포용금융' 낙제점
'절반의 성공' 인터넷은행···중간 성적표 '경쟁 촉진·포용금융' 낙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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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연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성과 평가 및 시사점' 세미나
"편의성 개선···금리부담 경감 효과·신용평가모형 차별성 미미"
한국금융연구원은 1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성과 평가 및 시사점'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금융권 '메기'로 등장한 인터넷전문은행의 도입 효과가 '절반의 성공'에 그친다는 평가가 나왔다. 모바일뱅킹 앱의 사용자 편의성은 개선했지만, 금리부담 경감 효과 미미·신용평가모형 차별성 부족 등 은행업 경쟁 촉진 측면에서 제한적인 효과를 보였다는 지적이다. 

은행권의 과점체제를 흔들기 위한 신규 진입 후보로 제4인터넷전문은행이 거론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향후 인가 시 차별화된 신용평가체계 구축·구현 가능성, 대주주의 자금조달 능력·역할, 건전성 관리 역량 등을 따져봐야 한다고 봤다.

◇"인터넷은행, 신용평가모형 개발에 혁신 없어"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성과 평가 및 시사점' 세미나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은 편리한 서비스 제공으로 은행산업에 대한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데 기여했지만, 금리 부담 경감 효과는 아직까지 뚜렷하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세미나는 △금융소비자 편의성 제고 △은행산업 경쟁 촉진 △미래 신성장동력 창출 등 측면에서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성과를 평가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4인터넷전문은행 인가전이 본격화한 상황에서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한 인터넷전문은행의 '중간 성적표'인 셈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지난 2017년 이후 케이뱅크·카카오뱅크·토스뱅크 등 3사가 진입했다. 금융 혁신뿐만 아니라 신파일러(금융이력 부족자)에 대한 자금 공급이라는 도입 취지에도, 일각에선 이들 3사가 최근 시중은행과 차별점 없는 영업 행태를 보인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 연구위원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 이후 이들의 영업이 집중된 은행 가계대출 시장에서 시장 집중도가 하락해 결과적으로 시장 경쟁이 강화됐다"면서도 "다만 은행산업 경쟁 강화는 기준금리 인상이나 은행권 경쟁촉진 정책 등 다른 요인의 영향일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특히 신용평가시스템 구축에 있어 시중은행과 큰 차별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2022년 7개 기관의 가명결합 데이터를 활용한 '카카오뱅크스코어'를 개발·적용했다. 케이뱅크의 경우 통신·쇼핑 정보를 금융정보와 결합해 2022년부터 대출심사에 적용하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이들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공급 및 신용평가시스템 고도화는 2021년 5월 금융 당국의 정책 발표 이후 이행 실적에 대한 관리·감독이 시행되면서 본격화됐지만, 다른 은행들이 추진했던 대안 신용평가모형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제4인터넷은행, 포용금융·차별화된 신용평가체계 중요"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도 '금융소비자 편의성 제고' 측면에선 합격점을, 나머지 포용금융이나 신용평가모형 차별화 등에선 다소 아쉽다는 평가를 내놨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은행 산업 경쟁 활성화에 미친 영향에 대한 평가는 다소 엇갈렸지만, 부정적 견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제4인터넷전문은행이 도입된다면 차별화된 신용평가체계 구축·구현 가능성과 함께 대주주의 자금조달 능력·역할, 포용금융 등을 강조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현재 제4인터넷은행 인가전 참여하는 컨소시엄은 KCD뱅크, 더존뱅크, 유뱅크, 소소뱅크 등 '4파전' 양상이다.

이정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근 여러 이슈가 생겼을 때 자금 출자 등에 나서는 시중은행과 달리 인터넷전문은행은 역할이 많이 빠져있다"며 "이슈가 있을 땐 정보통신기술(ICT) 혁신기구라는 의견을, 다른 쪽에선 금리로 먹고사는 은행이라는 의견을 내는 등 이율 배반적인 행동을 하고 있어, 공공성과 관련해서도 최소한 시중은행을 따라갈 수 있는 수준을 요구해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여은정 중앙대 경영학 교수는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시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부분은 기존 은행과의 차별성과 혁신성"이라며 "대주주 적격성, 자금조달 능력 때문에 현재 대형은행을 껴서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있는데, 시중은행에 회피되는 규제가 없는지 당국에서 잘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국도 '주담대 편중 행태' 지적···"사업 계획 실현 가능성 엄정 평가"

금융 당국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 중·저신용대출 공급, 주택담보대출에 편중된 영업행태 등을 언급하며 쓴소리를 냈다. 향후 인가 과정에선 사업계획 타당성과 자금조달 능력 등을 중점적으로 보겠다는 방침이다.

정우현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장은 "인터넷은행은 절반의 성공이었다"며 "기존은행이 생각하지 못했던 모임통장, 파킹통장, 외화통장 같은 서비스를 제공한 반면, 주담대를 대환으로 끌어오며 자산·수익을 성장시키고 있는 것은 저희가 생각한 혁신·포용과는 거리가 멀다"고 꼬집었다.

정 국장은 "새로운 신용평가모델을 통해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하지 못했던 차주들을 포용하기를 기대했는데, 기존 중금리 시장에서 시중은행·저축은행과 경쟁하는 양상으로 흘러간 것은 아쉽다"면서 "주담대에 편중된 영업행태 개선, 전산시스템에 대한 내부통제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진수 금융위원회 은행과장은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수익은 기존 은행과 차별화하지 않은 주담대에서 많이 났는데, 설립 취지와 부합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며 "신용평가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고 있는 만큼 이런 점을 지켜볼 예정"이라고 짚었다.

이어 이 과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새롭게 들어와 경쟁이 촉진되고 혁신이 이뤄질 수 있느냐에 대해선 예단해서 이야기하기 어렵다"며 "'소상공인' 특화 은행이라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신용평가모델, 특히 비대면 제약을 넘어설 정교한 모델 구축이 아주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사업 계획 실현 가능성에 대해 엄정하게 평가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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