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썬, 유닉스 시장 양강 구도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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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드코어 탑재한 스팍 엔터프라이즈 서버 출시
하이엔드 시장 공략 여부, 안정성 입증이 관건

[서울파이낸스 이상균 기자] <philip1681@seoulfn.com>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가 하이엔드 유닉스 시장 공략에 나설 태세다. 선봉은 업계 최초로 쿼드코어를 탑재한 하이엔드 유닉스 서버인 스팍 엔터프라이즈 M4000, M5000, M8000, M9000D이다.

한국썬은 16일 이들 신제품의 출시를 발표했다. 이번 제품은 후지쯔가 개발했다.

한국썬의 이번 신제품 발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하이엔드 유닉스 시장의 탈환을 위해서다. 한국썬은 국내 하이엔드 유닉스 시장에서 2005년까지만 해도 10% 이상의 점유율을 보였다. 2004년 17%를 정점으로, 2003년과 2005년에는 각각 16%와 10%를 기록했었다. 그러나 2006년 점유율이 1%로 곤두박질 친 이래로,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2008년 1분기 하이엔드 유닉스 서버 시장 조사에서도 한국썬은 0%라는 치욕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여야 했다.

이 같은 점유율 하락은 급격하게 치솟는 CPU 개발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후지쯔와 공동개발을 추진하면서부터라는 것이 서버 업계의 평가다. 이를 감안하면, 이번 신제품 출시는 후지쯔와의 ‘동거동락’ 이후 하이엔드 서버의 부활을 가늠해볼 수 있는 ‘이정표’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일단, 업계 최초의 쿼드코어 탑재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썬은 이번 제품이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에서 최고 80%, HPC(고성능 컴퓨팅 작업)에서 2배 이상 성능이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코어당 전력 소모도 44% 감소시켰다고 덧붙였다. 한국썬은 이를 기반으로, 유닉스 시장 성장률을 두 자릿수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2007년 한국썬의 유닉스 서버 시장 점유율은 20%였다.

관건은 안정성이다. 대형 유닉스 서버가 공급되는 금융권의 경우 미션 크리티컬한 업무가 많기 때문에 무중단 시스템의 구축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썬은 그동안 IBM과 HP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한국썬 입장에서는 이런 고정관념을 떨쳐내기 위해 안정성에서 확실한 진전을 보였음을 입증해야 한다. 성공 여부는 썬의 올해 하이엔드 유닉스 서버 시장 점유율 상승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금융기관이 서버업체에 발송하는 RFP(제안요청서)는 대부분 HP와 IBM에만 집중돼 있었다. 썬이 이런 양자구도를 깰 수 있을지, 그리고 이번 신제품이 그 첨병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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