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톺아보기] 카드사, 실적 '먹구름'···화두는 '리스크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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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5개 카드사 순익, 4602억원···전년比 22.7% 급감
평균 연체율, 전분기比 0.23%p↑···대손비용 1년새 66%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올해 1분기 카드사 실적에 먹구름이 끼었다. 노마스크 효과에 매출이 크게 뛰었음에도, 폭증한 조달비용에 순이익이 20% 넘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연체율 등 건전성도 악화되며, 대손비용 부담까지 가중되고 있다.

28일 각사 공시에 따르면 5개 카드사(신한·삼성·KB·우리·하나)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46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7%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나카드의 경우 1분기 순이익이 2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나 급감하며 실적악화가 부각됐다. KB국민카드(820억원)와 우리카드(458억원)의 순이익도 전년 대비 31%, 46.4%씩 급감했다.

이에 반해 신한카드의 순이익은 16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감소에 그쳤으며, 삼성카드 역시 9.5% 감소한 1455억원을 기록하는 등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이다.

이 같은 실적악화의 원인으로는 비용 증가가 꼽힌다. 실제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1분기 전체 카드 승인금액은 277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5%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마스크 효과에 대면활동을 중심으로 소비 증가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또한 지주계 카드사 4곳의 1분기 순이자수익은 1조13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으며, 순수수료 수익도 6874억원으로 5.7% 늘었다.

반면 신한카드의 이자비용은 22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8%나 급증했으며, 우리카드의 이자비용도 812억원으로 65.7%나 폭증했다. 타 카드사 역시 비용 상승률이 수익 상승률을 크게 상회하는 등 비용여파에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적금 등의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사업에 필요한 비용을 회사채와 차입금 등에 의존한다. 그러나 지난해 본격적 금리인상기를 맞아 시장금리가 폭등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다.

실제 지난해 말 여전채 AA+ 3년물 금리가 5.307%로 2021년 말(2.372%) 대비 2.935%포인트나 급등했다. 통상 카드사 비용조달의 70%를 회사채에 의존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용 압박은 더욱 크게 작용한다.

또한 여전채 금리는 1분기 말 3.952%까지 떨어졌지만, 통상 단기회사채도 3개월 이상 단위로 운용하는 것을 감안하면 체감효과는 거의 없다는 평가다.

악화된 건전성 역시 우려 요소다. 1분기 5개 카드사의 평균 연체율은 1.23%로 전년 말 대비 0.23%포인트나 악화됐다.

이 중 신한카드의 연체율은 1.37%로 전분기 대비 0.33%포인트나 상승했다. 이어 △KB국민카드(1.19%, 0.27%p↑) △삼성카드(1.1%, 0.24%p↑) △하나카드(1.14%, 0.16%p↑) △우리카드(1.35%, 0.14%p↑) 등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대손비용 역시 큰 폭으로 상승했다. 5개 카드사의 공시된 1분기 대손충당금은 76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했다.

대손충당금은 국제회계기준(IFRS9)에 따라 금융사가 자체 부실채권 산정을 통해 이익의 일부를 선제적으로 적립한 금액이다. 회계상 비용으로 처리되는 특성 때문에, 그 규모가 늘어날수록 수익성을 악화시킨다. 이는 1분기 카드사 수익성 악화의 한 축이었다는 평가다.

문제는 이같은 연체율 상승 등 건전성 우려가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지난해 업계 화두가 비용절감이었다면, 올해는 연체율 등 리스크 관리 쪽으로 넘어간 것 같다"며 "다만 충당금이 충분히 쌓여있고, 연체율 수준도 부실화 될 정도는 아니다. 선제적으로 대비하다보니 수익성이 악화됐지만, 손실흡수능력 자체는 탄탄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최근 조달금리가 낮아졌지만, 반영될려면 아직 멀었다. 업황 부진 등을 감안하면 2·3분기에도 수익성이 개선되긴 어렵다"며 "당장 연체율도 높아진 데다, 고금리도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업계 전반의 경영전략은 리스크 관리와 내실 강화 등에 맞춰졌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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