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3개월 이상 연체' 부실여신 1.4조···카드사 건전성 괜찮나
[초점] '3개월 이상 연체' 부실여신 1.4조···카드사 건전성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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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이하여신 3년 만에 반등···전년 대비 15.8%↑
다중채무자 80~87%···고금리 속 연체리스크 확대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최근 2금융권 부실 우려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지난해 카드사 고정이하여신이 1조4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나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다중채무자 비중이 80%에 달하는 카드사 여신의 특성상 부실위험성은 더욱 크다는 진단이다.

20일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7개 전업카드사의 고정이하여신이 1조3764억원으로 전년 대비 15.8%(1875억원)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정이하여신이란 통상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인 부실여신을 뜻한다. 금융사는 보유자산의 건전성을 정기적으로 점검해 연체 기간 등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의 5단계로 분류한다. 여신총액에서 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수록 부실위험성도가 높다.

앞서 카드사 고정이하여신은 지난 2020년(1조2857억원, -5%)과 2021년(1조1890억원, -7.5%)에 감소세를 보였으나, 지난해 들어 3년 만에 반등했다.

고정이하여신이 가장 많은 카드사는 신한카드다. 지난해 신한카드의 고정이하여신은 3627억원으로 전년 대비 16.6% 증가했다.

우리카드의 경우 지난해 고정이하여신 규모가 1195억원으로 전년 대비 120.5%나 급증했다. 롯데카드의 고정이하여신도 2074억원으로, 같은 기간 41.3%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카드사 평균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지난해 말 0.84%를 기록, 전년 대비 0.05%포인트 상승했다.

또한 7개 카드사의 1개월 이상 연체규모도 지난해 말 1조5820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24.8%나 급증했다. 평균 연체율 역시 1%로 전년 대비 0.12%포인트나 오르는 등 업권 연체 리스크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카드사들은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했다. 지난해 7개 카드사의 대손충당금은 10조9726억원으로 전년 대비 13.9%나 급증했다. 다만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은 오히려 축소된 상태다.

문제는 카드사의 연체 취약성이다. 지난해 한국기업평가의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카드론과 현금서비스의 신용도 하위 20% 차주의 대출 비중은 각각 60.5%, 74.4%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카드대출 내 채무가 2건 이상인 다중채무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카드론이 87.7%, 현금서비스가 79.7%로 나타났다. 금액 측면에서는 카드론 연체잔액의 69%, 현금서비스는 70%가 채무가 3건 이상인 다중채무자의 연체액으로 드러났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거듭된 금리인상의 여파로 가계대출 연간 이자부담액이 작년 9월부터 올해 말까지 최소 17조4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가구당 132만원이 증가하는 셈이다.

특히 다중채무자 중 저소득상태이거나 저신용인 취약차주의 이자부담액은 가구당 330만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우려했다. 이 같이 가중된 이자부담은 취약차주 비중이 높은 카드사 건전성을 악화시킬 것이란 분석이다.

채영서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지난해 카드사 주요 화두가 긴축이었다면, 올해는 건전성 관리로 돌아섰다"며 "당장 1분기만 해도 연체율이 악화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다중채무자 비중이 높은 카드사의 특성상 부실우려는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금융사 전반에서 보수적으로 건전성을 관리했다. 연체율 등이 악화됐지만, 카드사의 손실흡수능력은 이를 상회하고 있다"며 "건전성 관리 노력 등으로 최소 상반기까지는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지만, 카드사 부실로 확대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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