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환절기 주의할 호흡기 질환
[전문가 기고] 환절기 주의할 호흡기 질환
  • 박선철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 muni1017@hanmail.net
  • 승인 2023.03.31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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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철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박선철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환절기가 되면서 호흡기 질환을 앓는 사람들이 급증했다. 일교차가 커지고 날씨가 건조해짐에 따라 호흡기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호흡기 질환은 사람의 숨쉬기에 관여하는 장기인 코, 인두, 후두, 기관, 기관지, 폐, 늑막 등에서 발생한다. 가벼운 감기부터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폐렴이나 폐암까지 여러 종류가 호흡기 질환에 포함된다. 

감기는 바이러스에 의해 코와 목 부분을 포함한 상부 호흡기에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이다. 기침, 콧물, 목통증, 두통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감기의 특징으로 치료하지 않아도 저절로 낫는다는 걸 꼽을 수 있다. 

병원 방문 환자 가운데 상당수가 약을 먹으면 감기가 빨리 낫는다고 여긴다. 그러나 감기는 약을 먹어도 빨리 낫는 병이 아니다. 감기약은 증상 완화 효과가 있을 뿐이다. 대개 감기는 걸린 뒤 1~2주 지나면 저절로 낫는다.

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는 호흡기 질환 독감은 감기와 다르다. 독감은 상부뿐 아니라 하부 호흡기에 침범할 수 있고, 근육통·쇠약감·고열처럼 전신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도 많다. 게다가 전염성이 강하고 넓은 지역에 유행할 수 있어 국가적 관리가 필요하다. 

독감은 1년에 한 번씩 예방 접종하는 게 좋다.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하지만 해마다 인플루엔자의 종류가 바뀌고 겨울에 주로 유행하기 때문이다. 단, 예방 접종이 독감을 완전히 차단하지 못한다. 독감 예방 접종과 감기에 걸리는 건 상관이 없다.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폐에 감염을 일으키는 질환인 폐렴의 증상은 기침, 가래, 열, 호흡곤란 등이다. 감기와 달리 폐렴은 세균에 의해 감염될 수 있어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다. 만성 폐질환을 앓는 사람이나 65살 이상 노인이 폐렴에 취약하지만, 대부분 1~2주 항생제를 복용하면 완치된다. 

상황에 따라 입원이나 장기 치료가 필요한 결핵은 폐렴과 비슷한 증상이 서서히 나타날 수 있다. 기침, 가래, 미열 등이 오래 이어지면 결핵을 의심해야 한다. 전염력이 높은 결핵에 걸린 이들은 1~2주 동안 격리돼야 한다. 치료 기간도 길어서 6개월 정도 약을 먹어야 완치될 수 있다. 

천식도 만성 호흡기 질환 중 하나다. 천식은 기관지에 만성적 염증이 반복되면서 생긴다. 천식 환자에게선 숨이 찬 증상과 쌕쌕거리는 숨소리가 나타나는데, 환절기 때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천식 환자 가운데 약 복용 이후 증상이 사라져 병원을 찾지 않다가 나빠지면 다시 오는 경우가 있다. 안타깝지만 천식은 완치되기 어려워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

폐에 비정상적 염증 반응이 반복돼 생기는 만성폐쇄성폐질환의 대표적 원인 물질은 담배다. 이름이 길고 어려운 까닭에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천식으로 잘못 알고 있는 환자들이 많다. 주로 젊을 때 나타나 호흡 곤란의 변동이 심한 천식과 달리, 만성폐쇄성폐질환은 대부분 40대 이후 걸리고 호흡 곤란 증상이 서서히 악화된다. 일단 증상이 나타나면 되돌리기 어려운 만성폐쇄성폐질환의 효과적 예방·치료 방법은 금연이다. 

중요한 호흡기 질환 중 하나인 폐암의 증상은 기침, 피가 섞인 가래, 가슴 통증, 호흡 곤란 등이다. 폐암의 무서운 점은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진행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폐암을 진단하기 위한 검사는 가슴 부위 엑스(X)선 촬영과 전산화단층촬영(CT)이다. 다만, 가슴 X선은 크기가 작거나 다른 구조물에 숨은 폐암을 발견하기 어렵다.

폐암은 다른 암보다 진행이 빠르고 생존율은 낮다. 폐암을 일찍 찾아내 수술하면 완치될 수 있지만, 3~4기는 평균 생존 기간이 6~12개월에 불과하다. 가장 중요한 폐암 예방법 역시 금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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