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랜' 시장 2028년 30조원, 통신3사 기술경쟁 '각축'
'오픈랜' 시장 2028년 30조원, 통신3사 기술경쟁 '각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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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도경 기자)
(사진=이도경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LG유플러스가 글로벌 통신장비 제조업체들과 함께 오픈랜(Open RAN) 기술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27일 자사 오픈랜 기술과 개발 현황을 설명하기 위한 스터디 현장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현장에서는 이상헌 LG유플러스 NW선행개발담당과 조제훈 엑세스 선행기술팀장, 최보현 플랫폼선임기술팀장 등이 참여해 오픈랜 상용 환경에서 구동 가능한 솔루션 검증 작업들을 소개하고 글로벌 협력에 대한 진행상황 등을 공유했다.

◆오픈랜 기술과 성장하는 시장 규모

오픈랜이란 무선 기지국에 필요한 각종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를 분리하고, 개방형 인터페이스를 사용해 각각 다른 제조사가 만든 장비를 연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술이다.

기존에는 통신장비 제조사가 각 통신사의 요구 사양에 맞춰 설비를 따로 만들었기  때문에, 이동통신사업자가 규격이 다른 장비를 호환 운용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오픈랜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제조 기업과 상관없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통신 장비 이용이 가능해진다.

이상헌 LG유플러스 NW선행개발담당은 "이동통신사들은 지금까지 기지국 구성 장비를 하나의 제조사로부터 공급했기 때문에 적재적소에 장비 라인업을 구축하는 데 제약이 있었다"며 "오픈랜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통신사업자는 비용 절감 및 유연한 네트워크 기지국 구축이, 이용자들은 보다 안정적인 네트워크 이용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오픈랜 시장 규모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리포터 링커'에 따르면 글로벌 오픈랜 시장 규모는 연평균 64.4% 성장해 오는 2028년 약 231억 달러(약 29조8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오픈랜 상용화 위한 세 가지 키워드 "개방화·가상화·지능화"

이날 현장에서 LG유플러스는 오픈랜 상용화를 위해 △개방화 △가상화 △지능화 등의 네트워크 진화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트워크 개방화를 위해 논의되는 '개방형 인터페이스'는 오픈랜의 핵심인 제조사 장비간 호환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이다.

LG유플러스는 △AT&T △차이나모바일 △도이치텔레콤 △NTT도코모 △오렌지 등 5개 사업자를 중심으로 지난 2018년 구성된 'O-RAN 얼라이언스'에 참여해 개방형 인터페이스 표준화를 추진 중에 있다.

가상화는 기존 RAN(무선 접속 네트워크)이 제공하던 다양한 기능을 SW 형태로 구현하는 기술로, 현재 전용 장비 형태로 제공되는 기지국 장비의 HW와 SW를 분리해 범용 서버에 기지국 SW를 구현한다.

LG유플러스는 RAN 가상화가 이뤄지면 소프트웨어 중심의 가상화 기지국을 통해 유연하고 효율적인 네트워크 구성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지능화는 AI(인공지능)·머신러닝 등 기술을 활용해 네트워크를 자동으로 운영·최적화하는 기술이다.

해당 기술이 활용될 경우 기지국 장비간 간섭을 제어하거나, 고객의 상황과 서비스 요구사항에 맞게 기지국 설정을 자동 변경하는 등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LG유플러스, 오픈랜 상용화 위한 글로벌 협력 추진

LG유플러스는 오픈랜 상용화를 위해 글로벌 제조사 및 사업자들과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말에는 글로벌 IT기업 '델 테크놀로지스'와 RAN 가상화를 위한 연구·개발 협력 강화를 약속했으며, 이달 1일에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2023' 현장에서 노키아-삼지전자와 상용망에서 이종 사업자간 장비가 연동될 수 있는지를 시험하기 위한 테스트배드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 네트워크 지능화를 위해 미국 IT 장비 제조사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와 AI를 활용한 네트워크 운영 효율화 기술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지난해에는 글로벌 통신장비사들과 오픈랜 규격에 기반한 스몰셀 인빌딩 솔루션으로 실내 이동통신 서비스를 구현했으며, O-RAN 얼라이언스가 주최한 '글로벌 플러그페스트(FlusFest)' 행사에 참여해 성과를 공유하기도 했다.

한편 LG유플러스는 지난 2021년에는 국내 최초로 상용 환경에서 다양한 오픈랜 솔루션을 검증했으며, RAN 지능화를 위한 장비인 RIC(지능형 컨트롤러) 기술도 국내 최초로 검증했다.

◆이동통신 3사, 오픈랜 시장 경쟁···상용화 언제?

LG유플러스 외에도 SK텔레콤과 KT 등 이동통신 경쟁사들 역시 글로벌 주요 기업들과 협업하고 관련 성과를 거두며 오픈랜 시장을 둘러싼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SKT는 지난 22일 자사 분당 사옥 내 국내 중소기업과의 오픈랜 기술 협력을 위한 '5G 오픈랜 실내 실증망'을 국내 최초로 구축했다.

SKT는 지난달 말 열린 MWC 2023에서 관련 내용을 전시했으며, 올해 초 노키아와 함께 클라우드 기반의 오픈랜 가상화 기지국을 국내 최초로 상용망에 설치하고 필드 시험을 통해 안정적인 5G 서비스 속도 및 커버리지 성능을 확인하기도 했다.

KT 역시 지난달 MWC 행사에서 일본 1위 이동통신사이자 O-RAN 얼라이언스 창립 멤버 중 하나인 'NTT 도코모'와 함께 오픈랜 관련 기술 협력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앞서 KT는 지난해 1월에도 NTT 도코모와 함께 서울 서초구 KT 융합기술원에서 다양한 제조사의 기지국 장비를 연동해 시험하는 오픈랜 테스트베드를 구축했으며, 지난해 7월에는 국내 5G 무선망 환경을 반영한 오픈랜 연동 규격을 제안해 국제 표준을 획득하기도 했다.

다만 오픈랜 기술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되기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외 이동통신사들이 오픈랜 기술 상용화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는 반대로 글로벌 장비 제조기업들이 오픈랜 생태계 참여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헌 담당은 "기존 대형 제조사들 입장에서는 장비 종속성에서 탈피하는 오픈랜 기술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스타트업, 중소기업에서 연구 개발을 활발히 하며 시장 변화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많은 만큼, 대형 제조업체에서도 결국 관련 장비를 제공하며 오픈랜 사용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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