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긴축 막바지' 기대감에 환율 1290원대로 하락 출발
美 연준 '긴축 막바지' 기대감에 환율 1290원대로 하락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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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원 내린 1298.0원···달러인덱스 101선 진입
23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3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 종가보다 10원 가까이 하락하며, 1200원대로 출발했다. 2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이 막바지에 달했다는 해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특히 SVB(실리콘밸리은행) 사태 관련 모든 예금 보호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미 재무부 장관의 발언은 금융 시스템 리스크 우려를 확대시켰다. 이에 연내 금리인하 베팅이 가속화되며, 원·달러 환율 하락 압력을 강화시키고 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9.7원 내린 달러당 1298.0원에 개장했다. 환율이 1200원대로 출발한 것은 지난 14일(개장가 1298.1원) 이후 처음이다. 현재 환율은 오전 10시 기준 1294원대까지 떨어졌다.

이날 환율 하락세의 주재료는 3월 FOMC에 대한 시장의 비둘기파적(통화완화 선호) 해석이다. 지난 21~22일(현지시간) 진행된 FOMC에서 미 연준은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는 시장예상과 부합하며, 2006년 6월~2007년 9월(5~5.25%) 이후 약 16년 만에 최고치다.

주목할 점은 연준의 기조가 예상보다 완화적이었다는 점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금리 동결을 고려했다고 답변했다. 또한 "지난 2주간 은행 시스템에서 일어난 일들은 가계와 기업의 신용 여건 경색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금리전망을 반영한 점도표(Dot-plot) 중간값도 5.1% 수준으로 유지되며, 시장 전망(5.3%)을 하회했다. 정책결정문에서는 '지속적 인상(ongoing increase)'이라는 문구가 '추가적 정책긴축(some additional policy firming)'으로 대체됐다. 파월 의장은 "연내 금리인하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금융 시스템 리스크에 기반한 금리인하 기대감이 부활했다.

그 결과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채 2년물 금리는 3.9367%로 전장 대비 5.51%나 급락했으며, 달러 인덱스는 102.9선에서 현재 101.97선까지 하락했다. 또한 채권 시장을 중심으로 금리인상사이클이 종료됐다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으며, 연내 금리인하 배팅에도 무게가 실렸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의 발언 역시 금리인하 시나리오에 힘을 보탰다. 옐런 장관은 22일(현지시간)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SVB 사태와 관련, "모든 은행 예금을 보호하는 '포괄적 보험(blanket insurance)'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발언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파월 의장은 은행 시스템 리스크에 따른 대출 후퇴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며 "옐런 장관의 발언은 경착륙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금리인하 베팅을 가속시켰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위험회피 심리에 따른 원화 약세와 수입업체 결제수요는 하락 압력을 일부 상쇄 가능하다"며 "이날 환율은 갭다운 출발 후 1290원 중반 중심으로 공방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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