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게임시장 문 다시 '활짝'···'한한령' 슬그머니 사라져
중국 게임시장 문 다시 '활짝'···'한한령' 슬그머니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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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 등 5개 국내 게임 외자판호 발행···개방 기대감↑
시장 진출 안주 않고 게임 자체 경쟁력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지난 20일 중국 외자판호를 발급받은 넥슨게임즈의 '블루 아카이브' 이미지. (사진=넥슨게임즈)

[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그간 강한 규제를 이어온 중국이 국내 게임사들을 대상으로 잇달아 외자판호(서비스 허가권)를 발행했다. 국내 게임 업계는 '리오프닝'에 따른 중국 시장 부활에 기대를 걸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블루 아카이브'(넥슨게임즈) △'일곱개의 대죄'(넷마블에프엔씨) △'쿠키런: 킹덤'(데브시스터즈) △메이플스토리H5(넥슨) △오디션(T3엔터테인먼트) 등 5개 한국 게임을 포함한 총 27개 게임에 외자판호를 발행했다.

판호란 중국 내에서 게임을 서비스할 수 있는 일종의 허가권을 뜻한다. 외자판호는 자국 외 게임 개발사가 중국 내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해 필요한 판호이며, 중국 자국 게임사를 대상으로는 내자판호를 발행한다.

중국이 국내 게임사에 외자판호를 발행한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약 3개월만이다. 한한령(한류 제한령) 착수 후 시행해온 판호 규제가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중국은 지난 2017년 한한령 착수 후 본격적으로 한국산 게임에 대해 판호 규제를 시행해왔다. 지난 2019년에는 중국이 총 9회의 판호를 발급했으나, 한국 게임은 단 하나의 판호도 받지 못했다. 지난 2021년과 2022년을 합해도 총 3개 게임만 판호를 발급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28일 △'제2의 나라'(넷마블네오) △'A3: 스틸 얼라이브(Still Alive)'(넷마블엔투) △'그랑사가'(엔픽셀) △'메이플스토리M'(넥슨) △'로스트아크'(스마일게이트) △'에픽세븐'(슈퍼크리에이티브) △'샵타이탄'(Kabam) 등 총 7개의 한국 게임이 판호를 받았다. 이어  3개월 만에 5개 게임에 추가로 판호가 발행되자, 중국 게임 시장 문이 다시 열리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복수의 한국 게임이 짧은 기간 내 판호 발급을 받은 것으로 보아, 향후 추가 발급을 기대해볼만 하다"며 "기존 출시한 게임이 중국 시장에 진출하며, 추가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결과"라고 말했다.

그간 코로나19 엔데믹, 경기 악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 시장 개방으로 활로를 찾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국 당국은 적극적인 판호 발급 기조로 전환해 역성장에 접어든 게임 시장을 회복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게임 산업에 대한 당국의 규제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로 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최근 시징핑 중국 주석이 3연임 확정 후 '중국 경제 부흥'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는 동시, 중국 인민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게임 등 IT 산업과 엔터테인먼트 영역의 규제 완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 역시 판호 추가 개방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오는 9월 개최될 항저우 아시안 게임이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첫 국제 스포츠 이벤트인 만큼 규제 완화 분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다만 판호 개방 만으로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 시장 흥행에 성공할 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국내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이 밀린 사이 중국의 게임 개발 기술이 크게 발전한 만큼, 중국 시장 진출이 중요한 게 아니라 게임 자체의 차별화 경쟁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중국 게임이 표절 또는 양산형 게임을 생산한다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현재는 글로벌 흥행작 '원신'을 비롯해 중국 게임사 경쟁력이 크게 높아진 상황"이라며 "중국 진출이 곧 대박으로 이어지는 것은 과거 이야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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