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먼데이 막자"···UBS, 32억 달러에 CS 인수 극적 합의
"블랙먼데이 막자"···UBS, 32억 달러에 CS 인수 극적 합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위스 정부 1천억 달러 유동성 지원에 협상 탄력
연준·ECB, 일제히 환영···"신속한 조치, 시장에 도움”
UBS "인력감축 논의 시기상조"···비트코인 3% 급등
크레디트스위스
크레디트스위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스위스 최대은행 UBS가 파산 위기에 처한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를 32억 달러(30억 프랑, 4조23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UBS측이 인수금액으로 10억달러를 제시하자 CS측이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가 스위스 정부의 1천억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유동성 지원 약속에 힘입어 극적으로 타결됐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 블룸버그, CNBC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스위스 정부와 스위스 국립은행(SNB)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스위스 연방 정부와 금융감독청(FINMA), 스위스 국립은행(SNB)의 지원 덕분에 UBS가 CS를 인수하기로 발표했다고 전했다.

이번 합의로 20일(현지시간) 아시아 증시 개장 시 CS발 '블랙먼데이' 사태를 모면할 수 있게 됐다. 스위스 당국은 아시아 자본시장이 개장하기 전에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인수합병을 강력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 정부는 UBS가 CS를 인수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막기 위해 90억 달러(약 11조 7855억원) 이상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SNB가 이번 거래를 촉진하기 위해 1천억 달러(약 131조원)의 유동성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스위스 정부는 UBS가 CS를 인수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막기 위해 90억 달러(약 11조 7855억원) 이상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SNB는 "실질적인 유동성 제공을 통해 두 은행 모두 필요한 유동성에 접근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위스 정부는 "인수가 완료될 때까지 추가적 유동성 지원을 통해 금융 시장의 안정성을 강화할 것"이라며 "연방 의회 역시 이 같은 조처가 CS와 스위스 금융 시장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는 가장 적절한 해법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FINMA는 "이번 인수 타결 이후에도 두 은행의 모든 사업 활동은 차질 없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그나지오 카시스 스위스 대통령도 "UBS의 CS 인수가 스위스 금융 시장에 신뢰를 제공하는 최고의 해법"이라고 평가했다.

카린 켈러 서터 재무장관은 "CS가 독자적으로 상황을 개선하지 못한 것은 유감"이라면서도 "이번 조처는 구제금융이 아니라 상업적 해법"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세계적으로 중요한 은행의 파산은 세계 금융 시장에 있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딜의 인수 총액은 32억3000만달러로, CS의 모든 주주는 22.48주당 UBS 1주를 받게 된다.

지난 17일 종가 기준 CS의 주당 가격은 1.86 스위스 프랑이었다. 이를 달러로 전환한 시가 총액은 약 80억달러다.

UBS는 인수 이후 CS의 투자 은행 부문을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CS 인력 감축에 대해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했다.

통합 법인의 최고경영자(CEO)는 랄프 해머스 현 UBS CEO가 계속해서 맡을 예정이다.

UBS는 협상 당사자 모두가 인수 조건 충족이 가능할 것으로 자신한다면서, 연내에 모든 인수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악셀 레만 CS 이사회 의장은 "오늘은 CS뿐만 아니라 세계 금융 시장에 매우 슬픈 날이다"이라며 "UBS와의 합병이 안정성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스위스 취리히에 본사를 둔 CS는 167년 역사를 지닌 세계 9대 IB중 하나로, 최근 잇따른 투자 실패 속에 재무구조가 악화한 데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위기설에 휩싸였다.

CS가 무너질 경우 실리콘밸리 기술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틈새시장에서 영업해온 SVB 등 중소은행의 파산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세계 경제에 미칠 충격파가 클 것으로 우려됐다. 

스위스 정부는 이날 중 인수 협상이 불발될 경우 CS의 부분 또는 완전 국유화까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위기 타개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UBS가 크레디트스위스(CS)를 인수하기로 하자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스위스 정부와 UBS의 신속한 결정을 일제히 환영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과의 공동 성명에서 “CS 인수 거래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금융 안정을 지원하기 위한 스위스 정부 발표를 환영한다”며 “미국 은행 시스템의 유동성은 강하고 탄력적으로, 우린 스위스 정부의 절차 이행을 지원하기 위해 긴밀하게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스위스 정부의 신속한 조치를 환영한다”며 “이 결정은 질서 있는 시장을 회복하고 금융 안정성을 보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또 “유럽의 지역은행들은 강력한 자본과 유동성을 기반으로 탄력적”이라며 “ECB는 필요한 경우 유로 지역 금융 시스템에 유동성을 지원할 것이고, 통화의 원활한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완벽하게 준비돼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비트코인은 2만8000달러를 돌파했다. 비트코인이 2만8000달러를 돌파한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이다.

비트코인은 20일 오전 7시 현재(한국시간 기준) 글로벌 코인시황 중계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서 하루(24시간) 전보다 3.07% 상승한 2만8129 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비트코인은 최고 2만8440달러, 최저 2만6899달러 사이에서 움직이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은 지난 10일 미국의 실리콘밸리은행(SVB)이 영업정지로 사실상 파산한 이후 기존 금융 시스템 리스크 부각으로 금융위기의 피난처가 될 것이란 기대로 30% 정도 폭등했었다.

반대로 이날 비트코인이 상승한 것은 UBS의 CS 인수로 금융위기가 진정될 것이란 기대 때문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같은 시간 한국의 거래사이트인 업비트에서도 비트코인은 4.01% 상승한 3772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