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지난해 5대 시중은행의 희망퇴직자 1인당 평균 총 퇴직금이 5억4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은 지난해 임직원 성과급으로 1조9595억원, 퇴직금으로는 1조5152억원을 지출했다.
이들 은행은 지난해 거둬들인 당기순이익 12조6908억원 중 고정급·성과급·퇴직급·복리후생비 등 인건비에 총 10조7991억원을 지출했다. 합산 순이익의 85.09%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특히 성과급·퇴직금 규모는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2020년 3조1444억원에서 2021년 3조1459억원으로 늘었고, 지난해 3조474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엔 성과급과 퇴직금 모두 전년 대비 2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5대 은행에서 희망퇴직한 은행원들은 1인당 평균 3억6000만원을 수령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본퇴직금까지 합하면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면서 받은 퇴직금은 1인당 평균 5억4000만원에 달한다.
희망퇴직금은 노사 합의, 은행장 결정으로 이뤄지며, 특별퇴직금(26~36개월분)과 학자금·의료비·전직지원금 등 복지지원으로 구성된다.
생년·직급·정년까지 잔여월수 등을 감안해 차등 지급되나, 적지 않은 돈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성과급에 이어 희망퇴직금 지급 규모가 과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에 금융 당국은 은행 직원의 희망퇴직금을 주주총회에서 승인받는 방안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전날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실무작업반 회의를 주재하면서 "희망 퇴직금은 은행의 경영효율화를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겠으나, 상당히 큰 규모의 비용이 소용되는 의사결정인 만큼 주주총회 등에서 주주로부터 평가받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희망퇴직금 지급 수준의 경우, 단기 수익에 연계하기보다는 중장기적 조직·인력 효율화 관점에서 판단하고, 주주와 국민의 정서에도 부합해야 한다는 게 김 부위원장의 설명이다.
한편, 당국은 은행의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 인건비 비중과 개별 보수의 구성, 희망퇴직금 등에 대해 국내은행과 글로벌 주요은행을 비교분석, 추가 개선 여부를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