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신용보고서③] "외국인 채권자금 이탈, 단기차익 수요 영향"
[통화신용보고서③] "외국인 채권자금 이탈, 단기차익 수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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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자금 순유출, 27.3억달러 → 52.9억달러로 확대
주요국 투자여력 약화, 포트폴리오 조정 등도 원인
서울 명동 환전소 앞을 시민이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민이 서울 명동 환전소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최근 외국인 채권자금 유출규모가 확대된 것이 채권금리 하락과 원화 강세에 따른 단기차익 수요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또한 주요국 투자여력이 약화된 점과 신흥국 경기 개선 기대감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9일 한국은행은 '3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외국인 채권투자자금 순유출 규모는 지난해 12월 27억3000만달러에서 올해 1월 52억9000만달러로 확대되며, 월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투자주체별로 보면 공공자금은 12월부터 유출규모가 크게 확대됐으며, 민간자금의 경우 올해 1월 들어 순유출로 전환했다.

최근 채권자금 유출규모가 확대된 것에 대해 한은은 △단기차익 실현 △해외 공공기관의 투자여력 약화 △신흥국 포트폴리오 조정 △국내 금융시장의 차익거래유인 축소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한은 관계자는 "작년 11월 이후 국내 채권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한 데다, 원화가치가 절상되며 단기차익 실현 매도를 증가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주요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이 감소와 일부 국부펀드의 투자손실 등에 따라 우리나라 채권자금 중 일부가 회수된 것으로 관측된다"며 "미 달러화 유동성도 양호한 모습을 지속하자, 차익거래유인이 크게 축소됐다. 이에 일부 해외 공공 및 민간기관들의 국내 채권투자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최근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신흥국의 경기 개선 기대 등으로 여타 신흥국으로의 채권자금 유입이 증가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외국인 채권자금 순유출 규모가 확대됐음에도, 국내 외환·금융시장은 대체로 안정적이었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상당폭 하락했는데, 이는 연준의 긴축속도 조절 기대와 대규모 주식자금 유입 등의 영향으로 추정된다.

채권시장도 안정화 됐다. 한은 관계자는 "외국인의 대규모 채권매도에도 현물 채권시장 내 외국인의 낮은 거래비중과 국채선물 순매수 등으로 채권금리도 떨어졌다"며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완화 전망에 외국인의 국채선물 순매수가 확대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전했다.

한편, 1월 중 큰 폭으로 확대됐던 채권자금 유출규모는 2월 들어 크게 둔화됐다. 실제 해외 공공기관 채권자금의 유출세가 꺾이고 민간기관 자금은 순유입으로 전환됐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해외 공공기관의 포트폴리오 조정이 마무리되고 있다"며 "차익거래유인도 다시 확대되면서, 일부 공공 및 민간기관의 국내채권 투자가 재개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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