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외국 금융기관에 국내 은행과 외환매매 허용"
한은 "외국 금융기관에 국내 은행과 외환매매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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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시장 운영협의회 세미나서 '개선방안' 발표
개장시간 대폭 연장·FX 스왑거래 허용 등 제시
서울 중구 삼성본관에 위치한 한국은행 본점. (사진=신민호 기자)
서울 중구 삼성본관에 위치한 한국은행 본점. (사진=신민호 기자)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향후 정부 인가를 받은 해외소재 외국 금융기관(RFI)들이 국내은행간 현물환·외국환(FX) 스왑 거래에 참여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7일 한국은행은 서울외환시장 운영협의회 세미나에서 해당 내용을 골자로 한 '외환시장 구조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당초 국내 외환시장은 과거 외환위기에 대한 트라우마 등으로 폐쇄적 시장구조를 20년 넘게 유지했다. 이에 환율 안정성이 저해되고 기술혁신 등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해온 글로벌 외환시장 및 역외선물환(NDF) 시장과의 격차가 크게 확대되는 상황이 나타났다.

그 결과 한 방향의 거래유인을 가진 일부 수급주체의 환율 영향력이 확대됐으며, 원화표시 자산에 대한 매력을 저하시켜 외국인 자금 유출과 내국인 해외투자를 가속화시켰다. 국내기관 역시 외환 관련 새로운 수익 모델 탐색과 글로벌 시장 진출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에 한은은 외환시장 접근성을 글로벌 수준으로 제고하기 위해 국내규제·감독체계에서 벗어난 역외 원화시장을 개설하는 대신, 국내 외환시장을 개방·경쟁적 시장구조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먼저 개장시간을 런던 금융시장 마감시간인 익일 오전 02시(한국기준)까지 연장할 계획이다. 추후 은행권 준비상황과 시장 여건 등을 감안해 24시간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때 매매기준율은 현재와 같이 9~15시 30분 기준으로 산출하고, 여타 벤치마크 가격은 시장 자율협의를 거쳐 필요시 제공할 계획이다.

국내 인가 외국환중개회사가 국내 금융기관에 제공하는 API를 RFI에 연결을 허용하는 등 글로벌 수준의 거래, 결제 등 관련 인프라도 마련한다. 또한 외국 금융기관 등 비거주자가 본인 명의의 계좌가 없는 은행과도 외환매매를 허용할 방침이다.

국내 금융기관에 거래·행정 등 지원 및 규제 적용 등 차이도 보완한다. 먼저 본점·지점 간에는 국내 인가 외국환중개회사를 통하지 않는 직거래를 허용하고, 원화차입 신고의무도 면제한다.

국내기관과 RFI간 영업 및 거시건전성 규제 등에서의 차이는 시장 수요·여건 등을 봐가며 필요시 개선할 예정이며, 동일그룹 내 국내 금융기관이 RFI의 신고·보고 업무를 대행할 수 있게 허용할 계획이다.

여기에 국내지점이 없는 RFI에 대해서는 선도은행에 신고·보고 등 업무위탁을 허용하고, 선도은행으로부터 원화차입시 신고의무를 면제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RFI의 참여가 시장불안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거시건전성 제도와 컨틴전시 플랜을 보완하고 실효적 감독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기존 선물환포지션 비율규제와 별도로, 국내 금융기관의 RFI를 상대방으로 하는 대(對) RFI 선물환포지션 비율을 별도로 산정·관리하는 방식 등을 검토한다.

또한 외국환거래법령에 자본거래 통제의 수단, 절차, 범위, 기간 등을 명확화한다. 현지 감독당국과 협조체계를 구축해 불법거래, 신고 등 의무위반시 관련 내용을 통지하고, 직접 또는 위탁감사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

한편, 한은은 법령 개정, 국내 금융기관의 준비 등에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해, 이르면 2024년 7월 시행을 목표로 개선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먼저 올해 외국환거래법 개정안을 입법예고 등을 거쳐 3분기 중 국회 제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금융위, 한은, 금감원 등 관계기관과 업계가 참여하는 '외환시장 구조 개선 추진 작업반' 구성·운영하며, 2분기 중 '해외투자자 대상 범부처 합동 로드쇼'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어 내년에는 외국 금융기관의 참여의향 등 수요 조사를 바탕으로 6개월간 시범운영을 거쳐, 하반기 중 정식으로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한은 관계자는 "향후 원화자산 투자가 활성화되고,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영업 확대 등 글로벌화를 견인할 것"이라며 "국내외 금융기관간 플랫폼·가격 경쟁 등을 유도해 외환거래 서비스의 질과 안정성을 제고하는 한편 원화의 국제적 통용성도 제고돼 중장기적으로 무역결제, 자본조달시 외화의존도 및 환리스크 완화도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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