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빅3 작년 실적 '희비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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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LG생건, 중국서 고전···영업이익 악화
애경, 시장 다각화·디지털 강화로 실적 개선
서울 마포구 애경산업 사옥 (사진=애경산업)

[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애경산업 등 국내 화장품 빅3의 지난해 실적이 엇갈렸다. 중국 시장 침체 여파로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수익성이 악화된 반면 애경산업은 시장 다각화와 디지털 채널 강화로 호실적을 거두며 사업 향방이 어떻게 될지 주목된다. 

애경산업은 연결재무재표 기준 지난해 매출액 6104억원, 영업이익 39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4%, 60.4% 증가했다. 지난해 국내외 경영환경 악화, 중국의 소비 시장 둔화 등 어려운 사업환경 속에서도 국내외 디지털 채널 강화·글로벌 영역 확장 등을 통해 매출과 이익이 개선되는 성과를 얻었다.

반면 케이(K)-뷰티의 양대산맥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중국 봉쇄 정책의 영향을 받은데다가 매출 감소 영향, 경쟁심화에 따른 비용 증가, 원자재가 상승 여파에 따른 원가부담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1.2% 감소한 7조 185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4.9% 줄어든 7111억원을 기록했다. 뷰티사업의 연간 매출은 3조 2118억원, 영업이익은 309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7.7%, 64.7% 감소했다. 지난해 중국 광군제 행사에서 후 브랜드가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진입한 신규 온라인 플랫폼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으나 중국 내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며 중국 현지와 면세점 등 주요 채널에서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매출 4조4950억원, 영업이익 271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5.6%, 23.7%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의 해외 사업은 아시아 지역 매출 하락으로 인해 전년 대비 17.1% 감소한 1조 493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1년 내내 반복된 중국의 코로나19 재확산 여파가 큰 영향을 끼쳤다.

이에 지난해부터 중국의 소비 둔화 등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주요 브랜드의 가치 제고, 북미, 일본, 유럽 등 글로벌 시장 다각화, 온라인 플랫폼 중심의 유통 포트폴리오 개편을 추진했다. 아세안 지역에서는 설화수, 라네즈 등 주요 브랜드가 선전하며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라네즈가 일본의 리테일 채널에 진입하며 일본 시장 공략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 북미에서는 설화수와 라네즈, 이니스프리 등 주요 브랜드가 성장을 거듭하며 전체 매출이 83% 증가했다. 미국의 럭셔리 클린 뷰티 브랜드 타타 하퍼를 인수하며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도 마련했다. 유럽에서는 라네즈가 온라인과 멀티브랜드숍을 중심으로 성장하며 전체 매출이 37% 늘었다. 

주목할 점은 LG생활건강은 사업 확장 가능성이 큰 글로벌 뷰티 시장에서 강한 브랜드력을 지닌 럭셔리 브랜드를 필두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중국에서 후, 숨, 오휘 등과 같은 럭셔리 화장품을 육성하고 있다. 이러한 럭셔리 브랜드를 활용해 철저한 고급화 전략과 VIP 마케팅 전략을 시행하고 있다. 

후는 브랜드의 입점에 있어서도 단순히 매장을 많이 확대하기보다 고급 백화점에 집중적으로 입점해 현지 고객들에게 럭셔리 브랜드로 포지셔닝하며 입지를 다져왔다. 후는 상해의 빠바이빤, 지우광, 북경의 SKP 등 중국 주요 대도시의 최고급 백화점 200여곳에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브이아이피(VIP) 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중국 주요 대도시와 거점 지역 내 주요 백화점에서 브랜드 홍보 행사를 실시하고, VIP초청 뷰티클래스 등 중국 내 상위 5% 고객 공략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중국 온라인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작년 알리바바, 틱톡(더우인), 콰이쇼우 중심으로 진행한 광군제 행사에서 약 36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대표 브랜드 후는 틱톡과 콰이쇼우에서 뷰티 카테고리 브랜드 1위를 차지했다. 

북미 시장에서는 후 브랜드의 진출을 위해 브랜드 컨셉과 헤리티지는 유지하면서도 북미 고객들이 선호하는 향과 용기 디자인을 적용한 신규 라인을 준비 중이다. 그동안 LG생활건강은 인수합병(M&A)를 진행하며 에이본(Avon)을 통해 확보한 유통망을 기반으로 자사 브랜드의 미국 진출을 확대하고 피지오겔·알틱 폭스(Arctic fox)·더크렘샵 등의 시장 및 유통망을 확대할 계획이다.

일본에서는 LG생활건강의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씨엔피(CNP)가 2020년 1월부터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일본에서 CNP의 2021년 연간 매출은 진출 첫 해인 2020년 대비 약 370% 이상 증가했다. 작년에는 홋카이도에 마이크로바이옴 센터를 건립하고 일본을 비롯한 글로벌 화장품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제품을 출시하기 위한 연구 기지를 마련했다.

증권가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글로벌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감이 커지며 올해 실적 개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4분기 실적에 대해 "예상대로 국내외 리오프닝 효과로 이전 분기 대비 매출 감소폭을 줄이되 중국 이익은 2개 분기만에 흑자로 돌아섰다"며 "2021년 4분기에 발생했던 대규모 일회성 비용(400억원)에 대한 기저효과가 부각되기도 했지만 국내외로 비효율 비용 요소 제거에 따른 손익분기점 레벨이 낮아진 영향이 크다"고 전했다.

한편 LG생활건강에 대한 주가 향방을 두고 증권가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단기 이익 모멘텀이 부진하다며 장기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저조한 매출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의한 고정비 부담 증가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올해 1분기 중국 실적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높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1분기 면세 매출은 1824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525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화장품 영업이익 추정치를 50% 낮추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중국 내 후 브랜드 소매 가격이 상향되는 추세로 파악돼 중국 리오프닝이 본격화된다면 실적 회복 기조를 보이는 데 무리가 없을 전망"이라며 "음료와 생활용품은 볼륨 효과보단 가격 효과를 기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LG생활건강이 2분기 이후 본격화될 중국 리오프닝 효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말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시장 기대를 넘어설 경우 주가는 글로벌 업계 평균 밸류에이션 주준에 빠르게 수렴할 것"이라고 전했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3월 이후 중국 리오프닝과 소비 부양 기대감이 커질 것"이라며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 개선폭은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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