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산업 간 임금격차, 임금불평등 촉발"
한은 "산업 간 임금격차, 임금불평등 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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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간 임금격차 확대 분석' 보고서
고·저임금 산업간 양극화·단절 확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내부 모습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내부 모습 (사진=삼성전자)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최근 산업 간 임금격차 확대되고 산업별 고용 비중이 변화하는 '산업효과(industry effects)'가 '임금불평등(earnings inequality)'의 주요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일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은 '산업 간 임금격차 확대 분석'이란 보고서를 통해 산업·기업 간 임금 격차가 최근 들어 더 확대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근로자 개인 특성 못지않게 어느 산업에서 일하느냐가 임금수준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결론이다.

이를 위해 한은 고용분석팀은 2009~2021년 고용 마이크로데이터를 활용, 산업 간 임금 불평등(분산) 추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임금 분산은 금융위기 이후 완만한 상승 추세를 보였으며, 산업 내 분산이 줄어들었음에도 산업 간 분산이 확대됐다. 이는 동일 산업 내에서 임금 불평등이 줄어들었음에도 산업 간 임금 격차가 확대된 것이다. 또한 산업별 고용 비중이 변화하면서 전체 임금 불평등이 늘어났음을 의미한다.

조사 결과 산업 간 임금 분산 확대는 임금 분포 양 끝단에 있는 10개 산업이 주도했다. 고임금 산업은 상대임금이 상승하면서 고용이 늘어난 반면, 저임금 산업은 상대임금이 하락하면서 고용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 중 고임금 산업은 △전자부품 제조업 △연구개발업 △금융·보험 서비스업 △금융업 △전문서비스업으로 나타났다. 저임금 산업은 △사회복지 서비스업 △기타 개인 서비스업 △교육 서비스업 △음식·주점업 △사업지원 서비스업 등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지난 10년간 고임금 산업은 임금 프리미엄이 늘어난 반면, 저임금 산업은 오히려 감소하면서 산업별 임금 프리미엄 격차가 확대됐다는 점이다.

실례로 성별, 학력, 나이 등 같은 조건의 근로자가 전자부품 관련 제조업에서 일할 경우, 사회복지 서비스업에서 일하는 경우보다 임금이 2009~2012년 중에는 40% 높았지만, 2018~2021년 중에는 54%나 높았다.

특히 고임금 산업 중 연구개발업 임금 프리미엄이 가장 큰 폭(17%)으로 상승했으며, 전자부품 제조업(9%), 금융업(8%)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저임금 산업 중 기타 개인 서비스업의 임금프리미엄은 14% 마이너스 전환됐으며, 사회복지(-6%)와 교육서비스(-4%) 등도 줄어들었다.

그 결과 고임금 근로자들은 고임금 산업으로, 저임금 근로자들은 저임금 산업으로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산업 간 임금 격차를 확대했다.

통상 기업이 핵심업무 위주로 동질적 근로자들을 채용하고 여타 업무(IT, 회계, 인사, 시설관리 등)에 대해 아웃소싱을 확대하는 것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산업 간 근로자들의 선별과 단절이 지나치게 심화되면서 산업 간 임금격차가 장기적으로 더 확대되고 산업 간 근로자 이동도 제약되는 결과가 야기됐다.

대형기업의 고용비중 증가도 임금격차 확대에 기여했다. 지난 10년간 500인 이상 대형기업의 고용비중이 고임금 산업은 3.5%포인트, 저임금 산업은 3.6%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고임금 산업에서는 대형기업의 규모 프리미엄이 2009~2012년과 2018~2021년 모두 24%를 기록한 반면, 저임금 산업에서는 11%에서 -5%로 감소 전환했다.

이에 대해 한은 고용분석팀은 "저임금 서비스산업의 프랜차이즈화, 대형기업에 근무하는 저임금 산업 근로자의 임금 협상력 약화 등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저임금 산업의 규모 프리미엄 변화가 산업 간 임금격차 확대를 설명하는 하나의 요인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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