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 없는 새해 IPO 시장···업종·수익성별 희비 갈려
'대어' 없는 새해 IPO 시장···업종·수익성별 희비 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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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브젠, 수요예측·청약 부진···미래반도체, 증거금 2.5조
티이엠씨, 고평가 논란 등에 청약 경쟁률 1대1 밑돌아
"성장 전망 따져 '옥석 가리기'···대어 등장은 하반기께"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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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이 '대어'들의 상장 연기로 침체 조짐이 나타나는 가운데, 동시에 IPO에 나선 기업들도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유망 업종이거나 성장성이 뚜렷한 기업이 시장의 관심을 받는 모습이다. 당분간 시장 위축 양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종목별 '옥석 가리기'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마테크 솔루션 전문기업 오브젠은 전날까지 이틀간 진행된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경쟁률 5.97대1에 그쳤다. 청약증거금은 104억 3100만원을 모았다. 오브젠은 앞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도 공모가를 희망밴드(1만8000원~2만4000원) 최하단인 1만8000원에 결정되며 흥행에 실패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적자를 지속하다 3분기 첫 흑자 전환한 만큼, 수익성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는 평가다. 

같은 일정으로 IPO를 진행한 반도체 유통 전문기업 미래반도체는 선방했다. 일반 청약 최종 경쟁률 938.3대1, 증거금 2조5300억원을 기록했다. 기관 수요예측에서도 경쟁률 1576.1대1과 공모가를 희망 범위(5300원~6000원) 최상단인 6000원에 확정했다. 수요예측과 청약에서 흥행한 미래반도체는 오는 27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IPO 기업의 공모 과정에서 양극화는 새해 들어 두드러지고 있다. 초경량 알루미늄 부품 솔루션 업체 한주라이트메탈은 수요예측과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모두 시장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공모가를 최상단인 3100원에 확정한 이후 청약 증거금 1조4235억원을 끌어모았다. 경쟁률은 565.18대1을 기록했다. 경량화가 필수적인 전기차 시장과 동반성장 할 최적화된 초경량화 기업으로 평가된 점이 흥행에 주효했다.

같은 날 공모를 진행한 반도체 특수가스 제조기업 티이엠씨는 흥행에서 참패했다.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31.33대1에 그쳤고, 공모가를 희망 밴드(3만2000원~3만8000원) 하단보다 12.5% 낮춘 2만8000원에 확정했다. 시장 친화적으로 IPO를 이어갔지만, 일반 청약에서도 경쟁률 0.8대1, 증거금 240억원을 기록했다. 반도체 업종 부진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데다 고평가 논란 등이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은 것으로 관측된다. 

증시 입성이 비교적 수월한 중소형주라도 업종과 수익성이 두드러진 기업이 높은 관심을 받는 양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같은 날 수요예측·청약을 진행한 기업들의 흥행이 극명히 갈리는 것은 그만큼 투자자들이 유망 업종이나 성장성 등을 따져보고 보수적으로 접근하기 때문"이라며 "이는 부진한 시장 상황에서 상장 후 주가 수익률과 직결되기에 종목별 '옥석 가리기' 현상은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IPO 시장의 활기를 불러올 '대어'들의 등장은 당분간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컬리와 한국조선해양자회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은 이달 초 투자 심리 위축을 고려해 상장을 철회했다. 케이뱅크와 골프존카운티도 상반기 중 IPO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새벽배송 전문업체 오아시스마켓은 최근 증권신고서를 제출, 내달 초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IPO 시장 분위기를 표현할 수 있는 주요 변수는 상장 기업 수, 공모 규모, 주가 수익률"이라며 "예비 상장 기업들이 다수 대기 중이지만, 침체된 증시가 얼마나 되살아나 IPO 시장에 불을 옮길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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