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3일 "은행 등에서는 가산금리 조정에 어느 정도 재량이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기관전용 사모펀드 운용사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과도한 대출 금리 상승으로 인한 가계, 기업의 부담이 큰 점에 대해 개별 은행들이 좀 더 여력이 있다면 살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시장이 잘 작동하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개입하는 것은 극히 부적절하고 가능하지도 않다는 입장"이라면서도 "시장에 과도한 쏠림이 있는 경우 (개입이) 충분히 필요하다는 전제 하에서 계속 말을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초 같은 경우 단기 금융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을 보이지만 아직 정상화됐다고 보기는 어렵기에 은행 이자에 대한 입장을 말씀드려왔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앞서 지난 10일 임원회의에서 "금리 상승기에 은행이 시장금리 수준, 차주 신용도 등에 비춰 대출금리를 과도하게 올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면서 "은행의 금리 산정·운영 실태를 지속적으로 점검·모니터링해 미흡한 부분은 개선토록 하는 등 금리산정체계의 합리성·투명성 제고 노력을 지속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이에 은행연합회는 예대금리차는 단기적 현상이라고 했고, 시중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등의 금리를 줄줄이 인하했다.
이 원장은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예금 금리 인상 자제를 요청한 것도 대출금리 인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금 금리 인하가 코픽스(COFIX)를 매개로 대출금리에 전달되는 데는 시차가 있다"며 "예금 금리 인하로 인한 추세적 효과는 다음번 코픽스 고시 이후 자연스럽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원장은 "기준금리 25bp(1bp=0.01%p) 인상 이후 코픽스 고시가 곧 될 것이고, 2∼3월로 이어지면서 추세상 관리가 가능한 흐름이기에 향후 은행에 더 큰 부담을 드리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후임 회장을 정하는 데 있어 후보자 요건을 최고경영자(CEO) 경력자로 제한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른다"면서도 "만에 하나 특정 후보군을 제한했다고 하는 기준을 뒀다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한을 둠으로써 특정 인물을 (회장 후보로) 염두에 두고 있다는 오해가 생기는 것은 더더군다나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