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갑상선은 질환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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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진 김&권 병원 병원장

갑상선은 질환이 아니며, 병명 또한 아니다. 갑상선은 하나의 장기이며, 정확한 분류로는 내분비 장기다.

사람들이 흔이 말하는 "나 갑상선 있어" 내지 "나 갑상선 걸렸대"라고 말하는데 올바른 표현이 아니다. '갑상선' 대신 '갑상선질환'이라고 표현해야 한다.

갑상선은 모든 사람의 목 앞쪽 중앙, 근육 밑, 기도 표면에 있다. 약 20g 정도의 무게, 나비 같은 형태의 두부와 같이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촉감과 밤색의 색을 가진 갑상선 호르몬을 분비하는 하나의 장기다.

갑상선 호르몬은 뇌의 직접적인 통솔을 받아 우리 몸의 다양한 호르몬들과 장기의 활동 속도 조절을 통한 신체의 대사 조절, 즉 우리 몸의 에너지를 얼마나 어떻게 사용할지 조정하는 대장급 상위 호르몬이다.

갑상선의 질환은 대표적으로 갑상선 염, 갑상선 기능 저하증, 갑상선 기능 항진증, 갑상선 종양으로 나뉘며 목의 앞 일부분이 커지거나 부어 보이는 공통적인 증상을 흔히 가지고 있다.

갑상선염은 대부분 바이러스 감염이나 면역질환으로 기인하며, 급성 질환시 목부위의 통증과 고열을 동반한다. 만성으로 진행되면 갑상선을 파괴해 갑상선 기능 항진증과 갑상선 기능 저하증의 원인 질환이 된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갑상선이 충분한 갑상선 호르몬을 만들지 못하는 상태다. 증상은 탈모, 피로, 체중증가, 추위, 무력증, 얼굴부종, 변비, 거친 피부 등을 보인다. 주된 원인은 요오드 섭취 부족, 갑상선염, 방사선 대량노출, 스트레스, 갑상선 수술 등이 있다. 치료는 갑상선 호르몬 약을 투약 받는 것이다.

요즘 같은 시기에는 목의 통증과 고열이 있을 때는 코로나 감염증과 독감 걱정으로 갑상선염의 진단을 놓쳐 고생하기도 한다. 또한 추위를 더 타고, 거친 피부변화와 우울증상, 무력증이 있으면 겨울철의 햇빛 부족과 춥고 건조한 기후가 아닌 갑상선 기능저하가 원인일 수도 있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은 갑상선이 과도한 갑상선 호르몬을 만드는 상태이며 불안, 체중감소, 과도한 땀, 불면증, 설사병, 수전증, 안구돌출, 축축한 피부 등의 증상을 보인다. 원인은 그레이비스씨 질환 등의 자가면역 질환과 갑상선염 등이 있을 수 있다. 치료는 우선 갑상선 호르몬 억제제를 투약 받는 것이며 치료가 잘되지 않으면 동위원소 치료나 수술을 받을 수 있다.

갑상선 종양은 우선 결절, 선종, 낭종 등의 양성 종양이 있으며, 이들은 대부분 치료가 필요하지 않고 악성 종양과 감별 후 추적관찰을 하면 된다. 간혹 수술이 필요한데 이는 3cm 이상 커지면서 목에 압박증상을 가지고 오거나, 반복적으로 출혈 내지 염증이 생긴 경우, 암과 구분이 잘 안되는 종양, 여포성 종양일 때다.

요즘은 수술 대신 시행하는 고주파 열 치료가 각광을 받는데, 갑상선 종양에 가는 침을 찔러 넣어 고주파로 종양을 소작하는 방법이다. 입원 및 전신 마취가 필요 없는 안전한 치료 방법이다.

문제는 유두암, 여포암 등 우리가 흔히 암이라고 부르는 악성 종양이다. 갑상선의 악성종양은 대부분 만져지지 않지만, 커지면 딱딱하고, 잘 움직이지 않고 주위에 고정돼 있으며, 불규칙하게 생기고, 만지면 통증이 있다.

갑상선암은 다른 암에 비해, 특히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많이 발견된다. 초기엔 갑상선 절제술만으로 90% 이상의 완치율을 보이는 비교적 순한 암이지만 방치하거나 수술이 늦어지면 종양이 목의 중요부분과 심장과 그 주위의 큰 혈관, 기관지 부위를 침범하면서 수술을 불가능하게 할 수 있다.

폐와 간으로 전이해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무서운 악성종양이기도 하다. 그래서 조기진단 및 빠른 수술이 꼭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갑상선 암은 2000년대 들어와 가장 많이 증가하는 암이다. 또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기도하다. 그러나 초음파 검사와 바늘로 하는 세포흡인 검사만으로 간단히 진단될 수 있으며, 대부분 2박3일 만의 입원과 수술로 정복할 수도 있는 착한 암이기도 하다.

갑상선의 질병들은 흔하며 많은 불편함을 주지만 전문의의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로 비교적 쉽게 치료받을 수 있는 질병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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