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금리차 확대, 여론 '눈총'·당국 '개입'···은행권 "일시적 현상"
예대금리차 확대, 여론 '눈총'·당국 '개입'···은행권 "일시적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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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연 "예대금리차 확대, 만기구조 차이 따른 단기 현상" 해명
5대 은행 주담대 금리 연 4.84~8.11%···예금금리는 3%대로 '뚝'
기준금리 인상 이후 예대금리차 확대 우려 커···"시장 상황 봐야"
서울의 한 은행 앞 대출 관련 현수막.
서울의 한 은행 앞 대출 관련 현수막.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은행권의 예금금리 상승이 주춤한 가운데, 대출금리는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금융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연초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의 금리 상단이 연 8%를 돌파하면서 금융 당국이 사실상 브레이크를 걸고 나섰음에도 예대금리차(대출 금리와 예금 금리의 차이)가 크다는 지적이 적잖다.

당국의 압박과 곳곳에서 과도한 '이자 장사'를 한다는 비판 여론이 확산하자 은행권도 적극 해명에 나섰다. 최근의 예대금리차 확대는 시장금리가 하락하는 과정에서 예금과 대출의 만기구조 차이에 따라 빚어진 단기적인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은행연합회는 11일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최근 은행의 예금금리는 하락하고 있는 반면, 대출금리는 오히려 상승하고 있어 예대금리차가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며 "이런 현상은 시장금리가 하락하는 과정에서 예금과 대출의 만기구조 차이에 따라 빚어진 단기적인 현상"이라고 밝혔다.

은행이 이익 확대를 위해 예대금리차를 의도적으로 확대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은행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예대금리차 확대 시 이용자 이탈로 이어지므로 의도적인 확대는 은행 입장에서 현실적인 전략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예대금리차는 대체로 축소하거나 급락을 거듭했을 뿐,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경향성을 찾기 어렵다는 게 은행권의 입장이다. 은행권이 이자장사를 한다는 지적에 이어 성과급, 억대 희망퇴직 등 돈잔치를 한다는 비난이 일자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시장에선 대출 이자는 불어나고 예금 이자는 쪼그라드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금융소비자들의 불만이 고조된 상태다. 지난해 연 5%대를 넘어섰던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새해 들어 3%대 후반까지 떨어진 데다, 연 8%를 찍은 대출금리는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아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이날 기준 연 4.84~8.11%로 집계됐다. 금리 상단은 새해 들어 8%를 넘어섰는데,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처음으로 '주담대 8% 시대'에 접어들었다.

이에 반해 은행들의 주요 정기예금 상품 최고금리는 우대금리를 포함해 연 3.89~4.20% 수준이다. 1년 만기 기준으로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이 연 4.09%이며, 하나은행의 '하나의정기예금'과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은 각각 연 4.20%, 4.05%를 제공한다. 나머지 주요 은행의 대표 예금 상품의 금리는 3% 후반으로 떨어진 상태다. 

은행권의 해명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대출금리를 과도하게 올리지 말라고 경고한 것을 의식한 조치로도 해석된다.

앞서 이 원장은 전날 금감원 임원회의에서 "고금리가 지속하는 가운데 경기 하강 우려도 커지면서 서민 경제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금리 상승기에 은행이 대출금리를 과도하게 올리는 일이 없도록 은행의 금리 산정·운영 실태를 지속해서 점검·모니터링해 미흡한 부분을 개선해 달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면서 은행연합회 측은 "12월 초 이후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예금금리 하락분은 올해 1월 중순경 발표될 예정인 코픽스부터 반영돼 주담대 금리 변화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업계 안팎에선 예대금리차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 오는 13일 열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또 한 번 대출금리가 뛸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과 달리, 수신금리의 경우 크게 변동이 없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은행권 역시 예전처럼 앞다퉈 수신금리를 올리기보다는 시장 상황에 따라 수신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진다면 당분간 대출금리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수신금리는 자금시장 여건이 나쁘지 않다는 점에서 예전의 금리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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