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일 건 다 줄인다"···카드업계, 비상경영 '돌입'
"줄일 건 다 줄인다"···카드업계, 비상경영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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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현대·하나에 이어 신한카드도 희망퇴직 실시
수익성 악화에 비용절감 '총력'···인력·혜택 등 축소
올해 키워드는 '성장' 대신 '생존'···"긴축경영 지속"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국내 카드사들이 연초부터 인력을 절감하고, 각종 마케팅을 축소하는 등 비상경영에 들어갔다. 수수료율 인하로 본업경쟁력이 약화된 가운데, 조달비용이 폭등하며 수익성이 크게 훼손됐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부정적 업황이 전망되는 가운데, '생존'을 기치로 한 카드사 긴축경영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11일 카드업권에 따르면 업계 1위 신한카드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대상은 만 15년 이상 근속한 1965~1969년생 직원이다. 퇴직자들에겐 근속연차에 따라 최대 평균 임금 30개월치가 지급될 예정이다. 희망퇴직자로 선정 시 이달 20일 회사를 떠나게 된다.

업계 내 희망퇴직은 이번이 네 번째다. 지난해 말 우리·현대카드가, 지난 4일에는 하나카드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회사와 직원의 상생 관점에서 이번 희망퇴직을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희망퇴직 흐름은 올해 업황이 부정적으로 전망되면서 카드사들이 자체적으로 비용 절감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초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본업 경쟁력이 약화된 데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조달비용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를 단적으로 나타내는 것이 악화된 수익성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8개 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2조27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초 사회적거리두기 해제로 카드사 본업이라 할 수 있는 신용카드 이용실적이 633조4566억원으로 전년 대비 13%나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납득하기 어려운 실적이다.

실제 8개 카드사의 3분기 평균 수지비율은 87.99%로 전년 동기 대비 0.36%포인트 상승했다. 수지비율이란 총수익 대비 총비용의 비율로, 해당 지표가 높을수록 영업이 비효율적임을 뜻한다.

특히 금리인상기를 맞아 부정적 업황이 전망되자, 카드사들은 인력·점포 감축 등 자체적 비용절감에 들어갔다.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 8개 카드사의 임직원과 영엄점포 수는 1만2166명, 182곳으로 전년 말 대비 159명, 15곳씩 줄었다. 이 중 우리카드는 91명이나 인력을 감축했고, KB국민카드는 점포 10곳을 없앴다.

또한 최근 카드사들은 고객에게 제공하던 주요 혜택을 축소하는 디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업권 1·2위인 신한·삼성카드는 지난해 말부터 대형가맹점과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제공하던 무이자 할부기간을 6개월에서 3개월로 축소했다. 다른 카드사들 역시 대부분 업종에서 3개월 이내의 무이자 할부만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대부분의 카드사가 6~12개월의 무이자할부를 지원해왔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이례적이다. 지난해 채권시장 자금경색으로 비용 조달이 폭증하자, 인력을 감축하고 디마케팅을 통해 고객 수요를 축소하는 등 자체적 비용절감에 돌입했다는 해석이다.

특히 올해도 고금리 기조 속 5%대 고물가가 이어지며, 지난해 카드사 실적을 견인한 민간소비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 결과 카드사 CEO들 역시 신년사를 통해 올해 경영 키워드로 '성장' 대신 '생존'을 꼽는 등 당분간 카드사들의 비상경영이 이어질 전망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올해 조달비용 상승, 경기침체 등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이 예상된다"며 "이를 사업 영역 전반에 걸친 경영합리화를 통해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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