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보험료 올리지도, 내리지도···딜레마에 빠진 중소 손보사
車보험료 올리지도, 내리지도···딜레마에 빠진 중소 손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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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화재·악사손해보험 등 다양한 방안 검토
비교적 높은 손해율에 "인하 여력 없어" 시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수대로에서 차량이 서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수대로에서 차량이 서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주요 손해보험사를 중심으로 내년도 자동차 보험료 인하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중소형사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민생지원이 필요하다는 데엔 공감하지만, 손해율이 높은 터라 관망하는 분위기가 짙은 모습이다.

24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흥국화재·악사손해보험·MG손해보험·하나손해보험 등은 내년 자동차 보험료를 두고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들은 이달 말 또는 연초에 관련 방안을 확정, 발표할 계획이다.

자동차 보험은 자동차를 가진 운전자는 반드시 들어야 하는 의무보험으로, 국내 가입자만 2000만명에 이른다. 앞서 삼성화재 등 7개 손해보험사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차량 운행량·사고가 줄고 손해율도 낮아짐에 따라 지난 4월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1.2~1.4% 내린 바 있다.

이미 한 차례 인하 조치가 이뤄졌으나, 자동차 보험료 인하 논의는 지난 11월 다시 급물살을 탔다. 정부와 여당이 당정 협의를 갖고 자동차 보험료 인하를 요구하면서다. 여기에 인하폭 확대를 요구하는 압박까지 더해지면서 최근 주요 손해보험사들은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2%대 인하하기로 했다.

시장 점유율이 높은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 '빅4' 보험사는 최근 모두 2% 인하를 결정했다. 적용 시기는 내년 2월 말 책임개시 계약 이후다.

한화손해보험도 2월 말에서 3월 초에 2% 수준으로, 롯데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는 각각 2.9%, 2.5% 인하에 나서기로 했다. 롯데손해보험은 당장 내달부터 적용하며, 메리츠화재는 2월27일 이후 책임개시 계약부터 인하한다.

이들과 달리 중소형사들이 선뜻 인하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주된 이유로는 상대적 높은 손해율이 꼽힌다. 통상 업계에서는 80% 내외를 적정 손해율로 보는데, 지난달 기준으로 △흥국화재 95.0% △악사손해보험 92.3% △MG손해보험 136.3% △하나손해보험 105.7% 등으로 업계의 적정 손해율을 웃돌았다.

특히 MG손해보험과 하나손해보험의 경우 손해율이 100%대를 넘긴 상황이다. 손해율이 100%를 넘기면 보험사가 받은 보험료보다 가입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이 더 많다는 의미다. 적자란 얘기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이번 보험료 인하 행렬에 중소형사들이 동참할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국의 압박 속 대세가 된 인하 흐름을 무시하기 힘들 것이란 시각이 있는 반면, 일부 중소형사는 인하보단 동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중소형사의 경우) 인하할 의지가 없다기보다는 인하 여력이 없다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상황을 봐가면서 내부적으로 보험료 인하 검토를 하고 있으나, 동결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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