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머니무브' 우려에 8%대 고금리 상품 조정 나서
증권사, '머니무브' 우려에 8%대 고금리 상품 조정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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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사진=박조아 기자)
여의도 증권가.(사진=박조아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증시변동성이 커지면서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상품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고금리에 발맞춰 연 8%대 이율 상품을 공시했던 증권사들이 조정에 나서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판매가 이뤄진지 하루만인 지난 2일 연 8.25%의 이율을 보장하는 원리금보장 ELB상품의 판매 중단을 결정했다. 키움증권은 최근 퇴직연금의 금리 경쟁이 채권시장의 혼란을 키울 거라는 우려를 의식해 상품 판매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기간이 짧았던 만큼 판매된 물량 자체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관에게 배정된 8%를 회수하고, 회수가 불가능한 부분은 기존에 언급했던 이율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이 상품 판매 중단을 결정함에 따라, 다올투자증권이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연 8.5%의 원리금보장 ELB상품의 이율도 변동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다올투자증권의 경우 물량이 소량이기 때문에 8%대 금리를 제공하더라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현재 해당 상품은 '상품 테스트' 단계이며, 이달 중에 출시할 예정"이라며 "아직 상품 테스트 단계인 만큼 출시 일정이나 상품 이율은 변경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현재까지는 이율 변동사항은 없이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일부 금융사가 퇴직연금 이율을 높이는 '커닝공시'를 막기 위해 지난달 26일 시중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 퇴직연금 사업자 44곳과 상품판매제공자 46곳 등 총 90개 금융사를 대상으로 퇴직연금 원리금에 대한 공시 이율을 사전 취합했다.  

금융당국은 커닝 공시로 인해 연말에 금리가 높은 곳으로 대규모 '머니 무브(자산이동)' 현상이 발생할 경우 채권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자금 쏠림 현상이 발생할 경우 채권 매각을 통해 원금을 돌려주는 과정에서 채권 공급이 대규모로 늘어나 시장의 혼란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위지원 한국신용평가 금융1실 실장은 "매년 연말 퇴직연금 시장에서 30%의 자금이 이동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퇴직연금의 경우 1년만에 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함에 따라 예년에 비해 상당히 큰 폭의 자금 이동이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머니무브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이례적으로 금융당국이 이례적으로 행정지도에 나섰다"며 "금융사에서 금융당국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아마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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