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美 FOMC·CPI 앞두고 '숨고르기'···中 방역정책도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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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호조에 긴축 경계감 부상···속도조절론과 힘겨루기
달러인덱스 104선에서 둔화세 정체···주요국 통화 반등
오는 13~14일 美 CPI 발표, FOMC 예정···이번주 관망세
미국 달러화. (사진= 픽사베이)
미국 달러화. (사진= 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외환시장 내 달러 가치를 둘러싼 눈치게임이 시작됐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시사한 속도조절론에 달러 가치가 추락하고 있었지만, 호조세인 고용지표만을 놓고 봤을 때 여전히 긴축을 뒷받침하는 재료인만큼 반등 가능성 역시 상존한다.

여기에 달러에 억눌렸던 주요국 통화 가치 역시 일제히 반등하며, 외환시장은 혼조세에 접어들었다. 이제 시장의 눈은 다음주 예정된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라는 대규모 이벤트로 향하고 있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2.9원 내린 달러당 1297.0원에 개장했다. 이후 1290원 중후반에서 점진적 하락 흐름을 보이며, 오전 10시 30분경 1295원대에 머물고 있다.

이번주 외환시장은 숨고르기 장세로 전망된다. 미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인 가운데 오는 13일(현지시간) CPI 발표에 이어 14일 FOMC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이르면 12월 회의에서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발언하면서 시장 내에 떠돌던 '속도조절론'을 인정했다. 이로 인해 연준의 최종금리 전망이 하향됐으며, 긴축이 보다 이른 시점에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됐다.

그간 연준의 고강도 긴축 전망은 달러화 강세를 지탱해온 핵심 재료였다. 해당 전망이 완화되면서 달러 가치 역시 붕괴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지난 1일 107선을 돌파했던 달러인덱스는 현재 104.44선까지 추락했다. 원·달러 환율 역시 종가기준 28일 1340.2원에서 2일 1299.9원까지 떨어졌다.

다만 이번주 달러 가치 하락은 일부 제한될 전망이다. 지난 2일 미 노동부는 지난달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26만3000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20만개)를 크게 상회한다. 특히 실업률은 3.7%로 약 50년만에 최저 수준을 유지했다. 시간당 평균 임금도 전월 대비 0.6% 증가하며, 예상치(0.3%)의 두배에 달했다.

통상 경기지표 호조는 연준의 고강도 긴축을 뒷받침하는 재료로 소화된다. 실제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채 2년물 금리는 4.272%로 전장 대비 1.04% 상승했다. 또한 임금상승으로 인한 물가 자극 우려 등으로 10년물 금리는 3.486%로 0.53% 하락했다. 경기침체 우려 역시 안전자산 달러 가치를 절상시킬 재료로 소화된다.

다만 주요국 통화의 반등은 달러 가치를 끌어내리고 원화가치를 절상시킬 요인이다. 영국 파운드화는 지난 1일 파운드당 1.191달러 선에서 현재 1.229달러선을 회복했다. 특히 지난주 달러당 140엔에 근접했던 엔화는, 연준 긴축 속도조절론이 확산되자 134.61엔까지 절상했다.

유로화 역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로화는 지난 1일 유로당 1.029달러선까지 추락했지만, 현재 1.054달러선을 회복했다. 특히 11월 유로존 물가 상승률이 10%로 다소 둔화됐지만, 두자릿수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귄도스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는 금리를 지속해 올려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ECB 긴축 전망에 기반한 유로화 강세가 이번주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위안화의 절상 흐름도 주목해야 한다. 최근 중국 정부는 중국 방역정책에 대한 반발시위가 연이어 발생하자 주요 대도시의 봉쇄조치를 완화하고 있다. 또한 중국 정부가 부동산시장의 자금경색을 막기 위해 개발업체 채무상환을 지원할 것이라는 현지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위안화 가치는 달러당 7.024위안까지 절상한 상태다.

결과적으로 연준의 긴축 속도조절론에 기반한 달러 약세 흐름은 주요국 통화 가치를 절상시키며, 원·달러 환율 상승세에 우호적 흐름을 제공했다. 다만 고용지표 호조라는 이벤트에 막혀 추가 약세흐름이 제한된 가운데, 다음주 중요 이벤트를 앞두고 관망세가 짙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밤새 11월 비농업 고용이 서프라이즈를 보였음에도 시장은 연준 속도조절에 매몰됐다"며 "다만 연준이 긴축 시나리오를 더 공격적인 경로로 수정할 수 있다는 경계감에 달러화 추가 약세를 기대하기는 현 수준에서 어렵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소재용 신한은행 연구원: 1275~1325원

금요일 뉴욕장에서 미국 고용 지표가 시장 예상치보다 강했지만, 미국 금리는 오름세를 유지하지 못했으며 달러도 상승분을 반납했다.

연준 의사록 공개 및 파월 의장의 속도 조절론 공식 언급 이후 달러 강세 움직임은 확연하게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

FOMC를 앞두고 이번 주는 연준 인사들의 금리 언급이 없는 블랙아웃 기간에 들어간다. 그 영향으로 변동성이 조금 줄어들면서, 주중 나오는 데이터에 따라 움직이는 장세가 예상된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 1290~1330원

비농업 고용자수의 예상치 상회, 시간당 평균임금 상승 등은 노동시장의 초과수요를 반영한다. 이는 최근 브루킹스에서 파월 의장이 연설했던 속도조절 키워드를 지지하지 않기에 달러 강세 재료로 활용 가능하다.

그럼에도 대다수 세부업종의 고용지표는 둔화되었고, 몇개의 메인 업종만이 상승을 이끌었다는 점은 달러 상단을 제한한다. 금일 아시아 장에서도 고용지표 관련 논의가 지속되며 달러는 제한된 상승 압력을 받을 전망이다.

또한 시진핑 주석이 코로나 관련 중국 정책이 개방적이라 언급한 점은, 중국 리오프닝 기대를 촉진시킬 것이다. 실제 중국 정부의 스탠스 변화가 가시화되면, 고용지표에 의한 강달러 압력은 상쇄 가능하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글로벌 외환시장에서의 뜻밖에 높은 변동성은 주요 불확실성 리스크들의 완화 기대감에 기인한다. 미 연준의 12월 '피벗(정책 선회)' 가능성과 각종 시위 등 사회적 불안 확산에서 촉발된 중국 정부의 각종 정책 기조 전환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엔화 추가 강세를 중심으로 한 달러화 추가 약세 분위기가 확산될 여지가 높다. 다만 다음주 미국 11월 CPI 발표와 FOMC 회의 앞두고 있어, 달러화 추가 약세에 대한 경계감도 일부 나타날 수 있다.

이번주 원화도 추가 강세가 예상된다. 달러 초강세를 촉발했던 각종 불확실성 리스크가 완화되는 것은 원화 추가 강세 요인이다. 그러나 추가 강세 폭은 국내 자금경색 완화 정도에 좌우될 것이다. 국내 경제지표 부진 속에 국내 자금경색 완화 시그널이 좀 더 뚜렷해져야 원화의 추가 강세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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