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부자, 예·적금 늘리고 부동산·주식 줄였다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부자, 예·적금 늘리고 부동산·주식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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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경영연구소, '2022 부자보고서' 발간
유망 투자처 '부동산'···"지금은 현금보유"
디지털자산 선호도 낮아···거래소 불신 기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단지 (사진=연합뉴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단지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국내 부자 수가 지난해 42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이들 부자는 전체 자산에서 현금 등 유동성 금융자산과 예·적금 비중을 늘리고 거주용 부동산과 주식, 보험 비중은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 경영연구소는 4일 한국 부자의 현황과 투자행태, 투자방향 등을 분석한 '2022 한국 부자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를 위해 지난 6월 1일부터 7주간 1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자산가(부자) 4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으며 별도 패널을 대상으로 일대일 심층인터뷰도 시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부자의 수는 42만4000명으로 전년 말(39만3000명) 대비 8.0%(3만1000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인구에서 부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0.82%로 전년 대비 0.06%p(포인트) 상승했다.

부자 수 증가율 8.0%는 전년 증가율 10.9%와 비교하면 다소 줄었는데, 지난해 코스피 지수 증가세가 둔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코스피 지수의 경우 2020년엔 전년 대비 30.8% 증가한 반면,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4.9%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국내 부자가 보유한 총 금융자산은 2883조원으로 전년(2618조원) 대비 10.1%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가계 보유 총 금융자산(4924조원)의 58.5% 비중을 차지했다.

국내 부자들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가구의 총 자산은 부동산자산 56.5%와 금융자산 38.5%로 구성돼 있었다. 부동산자산 비중은 부동산가격 상승 영향으로 지난해까지 증가하다 올해 들어 소폭 감소했다. 또 일반 가구의 총 자산이 부동산자산 79.5%와 금융자산 16.1%로 구성된 것과 비교하면 부자의 금융자산 비중이 일반 가구의 2.4배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자산 세부 구성을 살펴보면 '거주용 부동산' 비중이 27.5%로 가장 컸으며 이어 △유동성 금융자산(현금·수시입출금·MMF·MMT) 14.2% △빌딩·상가 10.8% △거주용 외 주택 10.8% △예적금 9.5% △주식·리츠·ETF 7.9% 순을 보였다.

자산 비중 증감 추이를 보면 2021년 하반기 이후 금리인상과 주택경기 냉각, 주식시장 침체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유동성 금융자산과 예·적금의 비중이 1.6%p, 1.4%p 각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거주용 부동산의 비중은 1.6%p, 주식·리츠·ETF 0.9%p, 보험 비중은 0.5%p 줄었다.

국내 부자의 지난 1년 동안의 투자실적을 보면 채권, 보험 등이 투자한 부자는 수익을 경험했고 주식, 펀드 등에 투자한 부자는 손실을 경험한 경우가 많았다.

주식의 경우 손실을 경험한 경우가 37%로 수익을 경험한 경우(22.3%)보다 14.7%p 높았다. 펀드 투자에서도 손실을 경험한 경우는 19%로 수익을 경험한 경우(12.3%)보다 6.7%p 높았다. 반면, 채권이나 만기환급형 보험 투자에서는 수익을 경험한 경우가 손실을 경험한 경우보다 각각 3.2%p, 8%p씩 많았다.

전통적 투자자산인 부동산의 경우 수익을 경험한 경우가 여전히 많았으며 그 외 금·보석, 회원권, 예술품 등 기타자산에서도 수익을 경험한 경우가 12.3%로 손실(5.0%)보다 많았다.

국내 부자들은 향후 고수익이 예상되는 유망 투자처로 '부동산'을 꼽았다. 구체적으로 보면 거주용 외 주택이 43%로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거주용 부동산(39.5%) △빌딩·상가(38%) △토지·임야(35.8%) △주식(31%) 순이었다.

지난해 가장 유망한 투자처로 꼽힌 주식은 올해 투자 선호도(-29.5%p)가 가장 크게 감소했다. 반면, 금·보석 등 기타자산과 채권은 투자 선호도가 각각 11.8%p, 8.3%p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유망 투자처를 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최근 부자들은 부동산에 대해 신규 투자보다 현금을 축적하면서 투자시기를 살피는 경우가 많았다.

가상화폐 등 디지털자산에 대해서는 부자들의 투자 선호도가 높지 않았다. 국내 부자 중 현재 디지털자산에 투자하고 있는 경우는 7.8%로 지난해(8.8%)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또 향후 투자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58.3%가 투자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투자 의향이 없는 이유로는 △디지털자산 거래소 신뢰 문제(39.9%) △디지털자산가치 변동성(36.1%) 등이 꼽혔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10억~20억원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30~49세 개인을 '신흥부자'로 정의하고 금융자산 20억원 이상인 50대 이상 '전통부자'와 비교해 이들이 어떻게 부자가 됐는지를 파악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신흥부자 수는 7만8000명으로 전체 부자의 약 18.4% 수준이었으며 이들이 보유한 금융자산 규모는 99조5000억원으로 부자 총 금융자산의 3.5%를 차지했다. 또 신흥부자는 종잣돈(시드머니) 마련 이후 전통부자에 비해 주식(+10.3%p)과 예·적금(+3.4%p) 등 금융상품을 활용하거나 금·보석, 디지털자산 등 기타자산(+3.6%p)으로 자산을 키운 경우가 많았다.

부동산 투자를 통해 자산을 키운 경우를 살펴보면 신흥부자는 전통부자와 다르게 다세대·연립·빌라에 투자한 비율이 높았으며 전통부자는 재건축아파트, 상가, 토지 등에 투자한 비율이 신흥부자보다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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