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의 속도조절 언급에···원·달러 환율, 넉달 만에 장중 1290원대
파월의 속도조절 언급에···원·달러 환율, 넉달 만에 장중 1290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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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이날 장 초반 1294.6원까지 추락
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와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와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이 20원 가량 하락하며, 약 4개월 만에 1200원대로 떨어졌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직접 12월 긴축 속도조절 가능성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위험선호심리가 부활했고, 미 증시는 극적 상승세를 보였다. 달러화 가치 역시 추락하며, 원화를 비롯한 주요국 통화 가치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17.8원 내린 달러당 1301.0원에 개장했다.

이날 환율은 장초반부터 하락세를 보이며 1294원선까지 떨어졌다. 이후 낙폭을 일부 복구하며 오전 10시 42분 기준 1299.8원에 거래되고 있다. 환율이 장중 1200원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 8월 12일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이날 환율 하락세의 주재료는 파월 연준 의장이 시사한 12월 금리인상 속도조절 가능성이다.

전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 연설에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언급하며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시기가 오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바로 올 수 있다"고 발언했다. 그간 가능성만 제기된 '속도조절론'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파월 의장은 다만 "금리인상 속도는 다음달부터 조절할 수 있지만, 높아진 금리를 얼마나 지속할지가 더 중요하다"며 "물가 안정을 회복하려면 금리를 당분간 긴축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피벗(정책 선회)'을 통한 금리 인하 가능성을 부인한 셈이다.

그럼에도 시장은 속도조절 가능성에 주목했고, 뉴욕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전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2.18% 상승한 3만4589.77을 기록했다. 이어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09% 오른 4080.11을,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4.41%나 폭등한 1만1468을 기록했다.

이는 그간 경제성장률의 둔화 요인으로 지목된 연준의 고강도 긴축이 완화될 것이란 전망에 기인한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 내년 3월 기준 금리 수준이 4.75~5%에 달할 확률은 43.9%로 전일 대비 5.4%포인트나 증가했다.

반대로 최종금리가 5~5.25%에 달할 확률은 35.3%로 4.1%포인트 떨어졌으며, 연준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도 4.31%로 3.73%나 급락했다.

그 결과 전일 107선을 돌파했던 달러인덱스는 현재 105.6선까지 추락했다. 그간 달러 강세의 근거였던 연준의 고강도 긴축 기조가 완화됐기 때문이다.

반대로 유로·달러 환율은 전일 유로당 1.02달러 수준에서 1.04달러선까지 상승했으며, 파운드화 가치도 파운드당 1.2달러선을 회복했다. 위안화와 엔화도 달러당 7.09위안, 137.2엔까지 절상되는 등 주요국 통화들이 일제히 반등한 상태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시장은 파월 의장 발언 중 속도조절에 매몰돼, 더 높은 금리레벨 언급에도 최종금리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위험자산 포지션을 확대하고 있다"며 "특히 나스닥은 4% 이상 급등했다. 성장주와 궤를 같이 하는 코스피를 비롯한 아시아 신흥국 주식시장도 랠리를 이어갈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여기에 이월 네고 물량 유입, 역외 롱스탑 물량이 소화되면서, 하락 분위기를 한층 더 짙게 형성할 것"이라며 "다만 수입업체 결제를 비롯한 실수요 매수는 하단을 지지한다. 이날 환율도 급락 출발 후 하락압력이 우위를 보이겠지만, 저가매수 유입에 일부 상쇄돼 1300원을 중심으로 등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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