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CEO 연임 모드···'사모펀드 이슈' 변수 되나
증권사 CEO 연임 모드···'사모펀드 이슈' 변수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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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실적 부진, 평가 요소 무의미···'변화'보단 '안정' 초점"
하나證, 호실적 견인 긍정적···신한, 강한 체질개선 성과 유효
KB證, '라임 중징계' 불안···임기 4년 모두 채운 점도 변수 거론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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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조만간 임기가 만료되는 다수의 국내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임기 연장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저마다 '실적 쇼크'를 받아들었지만, 당분간 업황 개선이 요원하다는 점에서 '변화'보다는 '안정'에 초점을 두는 인사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사모펀드 이슈 등을 안고 있는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CEO들의 거취는 예단하기 힘든 편이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28곳 가운데 14곳의 CEO 16명은 올해 연말이나 내년 3월 임기 만료가 예정돼 있다. 대다수는 현재 수장 자리를 지킬 것이란 예상이 우세한 편이다. 증시 침체 등 각가지 악재로 인해 부진한 실적을 CEO들의 경영 성과와 결부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시각에서다.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임기 만료를 앞둔 증권사 CEO의 거취는 특히나 탁월한 경영 성과가 결정적으로 작용하지만, 올해는 대부분이 불안정한 시장에 급전직하한 실적을 내면서 평가 요소로서 의미가 덜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실적 반등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사측은 CEO를 교체하기보단 유지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가운데, 금융 계열 증권사 CEO들의 연임 여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우선, 증권업계 최연소 CEO인 이은형 하나증권 대표는 임기 연장 가능성은 높게 평가된다. 특히 호실적을 이끈 점이 단연 긍정적 요인이다. 올 3분기 영업이익이 1538억원으로 전년 대비 47.6% 성장을 이끌었다. 타 증권사들이 쇼크에 가까운 실적을 낸 데 비해 크게 두드러진다. 여기에 별다른 불안 요인도 없어 연임에 무게가 실린다.

사모펀드 이슈에 연루된 신한투자증권과 KB증권 CEO 거취에도 관심이 모인다. 내달 임기가 끝나는 이영창 신한투자증권 대표는 긍정적인 편이다. 지난 2020년 여러 사모펀드 사태 진화를 위해 선임된 이 대표는 재임 기간 동안 내부통제 시스템 정비와 조직·인력 쇄신을 통한 강한 체질개선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연임에 성공했다. 최근 헤리티지 펀드 등 사모펀드 이슈도 일단락되면서 2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박정림 KB증권 대표의 경우, 임기 연장을 섣불리 판단하기 쉽지 않다. 박 대표는 '라임 사태'와 관련해 지난 2020년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문책경고' 처분을 받은 상태다. 문책경고 이상의 제재는 향후 금융사 취업이 3~5년간 제한되는 중징계에 해당된다. 그럼에도 박 대표는 지난해 경영 성과를 인정 받아 연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올해는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최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라임 사태' 관련, 금융위원회로부터 중징계를 확정받았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라임 펀드 판매사 우리은행의 은행장이던 손 회장에게 '불완전판매' 책임을 물어 문책경고 제재를 의결했다. 금융당국이 증권사 CEO들에게 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가 미비한 점을 문제 삼고 중징계를 확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KB금융지주 계열사 대표 임기가 통상 4년이라는 점도 변수로 거론된다. 박 대표는 최초 2년 임기를 보낸 후 1년 연임을 2번 하면서 KB증권 수장으로 4년째 자리하고 있다. KB금융지주에서 계열사 대표가 임기를 5년 이상 채운 전례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박 대표의 연임을 낙관하기 쉽지 않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임기가 만료되는 증권사 CEO의 명운은 호실적, 경영 성과 등을 비롯한 그간의 관례를 바탕으로 정해져 왔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다소 변모했다"면서 "업계 전반적으로 비우호적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위기 극복 역량을 갖추고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보유한 수장이 각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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