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월드컵 특수 노린 유통가···'앰부시 판촉' 기승
[초점] 월드컵 특수 노린 유통가···'앰부시 판촉'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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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후원사 아닌 식품·외식기업, 응원 꾸러미·한정판 사은품 미끼로 소비자 유혹 
 새우깡 응원 도구 (사진=농심)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카타르 월드컵 개막과 동시에 유통가 마케팅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월드컵 같은 굵직한 스포츠 행사는 곧 매출 상승으로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집관족(집에서 경기를 관람하는 사람)을 겨냥하는 식품·외식기업들은 응원 꾸러미를 비롯한 신상품을 출시하거나 할인전을 열고 있으며, 한정판 사은품을 미끼로 매장 집객에 나서는 곳도 등장했다. 

다만 이런 마케팅은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후원사가 펼치는 게 아닌 앰부시(ambush·매복) 활동으로, 교묘하게 월드컵이 연상되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판촉 활동을 한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일부 업체들은 이런 수법을 쓰면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 부터 제재를 받기도 했다. 이에 같은해 열린 러시아 월드컵에서 식품·외식기업들은 몸을 사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올해 들어 이런 마케팅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FIFA가 지적재산권을 행사하는 대상은 월드컵이란 명칭과 공식 로고, 휘장, 월드컵 경기 장면, 관련 엠블럼이다. 공식 후원사가 아닌 기업이 FIFA나 축구협회가 지재권을 보유한 내용을 마케팅에 활용하면 지재권 침해가 된다. 단, 일반명사인 축구와 응원 같은 표현과 응원 장면은 지재권 대상이 아니어서 어느 업체나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

대부분 식품·외식기업들은 월드컵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으면서도 이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하는 기법을 쓰고 있다. 농심은 대한민국을 응원하자며 무신사에서 새우깡 협업 응원 도구를 내놨고, '축구는 깡이다'라는 온라인 행사도 열었다. 롯데지알에스(GRS)의 버거 프랜차이즈 롯데리아는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 선수를 모델로 한 슈퍼소니팩을 출시하고 경품 행사를 열었다. 

오비맥주 카스 플레이 펍 포스터 (사진=오비맥주)

버거·치킨 프랜차이즈 맘스터치를 운영하는 맘스터치앤컴퍼니는 월드컵이란 문구 대신 지구촌 최대 축구 축제라는 말을 쓰며 월드순살팩을 내놨다. 데일리비어는 생활맥주 프랜차이즈를 통해 국가대표팀 승리 기원 세트 메뉴를 내놓고, 구매자에게 한정판 스포츠 양말을 주기로 했다. 샘표식품은 질러 부드러운 육포와 응원 수건으로 구성된 대한민국 응원팩을 내놓고, 축구 유튜버 이스타 TV와 예상 득점 맞추기 행사를 연다. 

이런 마케팅은 업계 대목 분위기를 살리기도 하지만 무임승차 지적과 더불어 공식 후원사들의 참여 의욕를 꺾는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유통업계 마케팅을 담당하는 한 인사는 "많은 금액을 지불하는 공식 파트너사와 달리 다른 업체에서 규제없이 모델로 축구선수를 기용하거나 앰부시 마케팅을 펼치면 불만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함께 국민과 선수를 응원하면서 시너지를 보기도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식품기업 중 FIFA 월드컵 공식 스폰서로는 오비맥주의 카스와 미국의 맥주 브랜드 버드와이저, 미국의 패스트푸드사 맥도날드가 있다. 미국의 음료 제조사 코카콜라는 FIFA 파트너다. 이중 오비맥주는 지역 상권과 협업해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을 응원하는 카스 플레이 펍을 운영한다. 전국 6개 광역시에 위치한 9개 매장에선 응원전을 비롯한 빙고게임, 퀴즈 행사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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