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한파에 주목받는 '스팩'···내년에도 이어질까
IPO 한파에 주목받는 '스팩'···내년에도 이어질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의도 증권가 전경.(사진=박조아 기자)
여의도 증권가 전경.(사진=박조아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증시 치체가 장기화 되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상장이 활성화 되고 있다. 부진한 수요예측으로 인한 낮은 공모가에 대한 우려를 줄이고 싶어하는 기업들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국내증시에 입성한 스팩은 총 37개사로 지난해 말(25개) 대비 48% 증가한 수준이다. 하나증권이 5개로 가장 많은 스팩을 상장시켰고, 그 뒤를 IBK증권(4개), KB증권(3개) 등이 뒤를 이었다.

올해 스팩을 통해 상장을 마친 기업은 원텍, 윙스풋, 웨이버스 등 14개사다. 오는 12월 8일과 23일 합병 상장 예정인 핑거스토리와 신스틸을 합치면 합병상장 일정이 확정된 곳은 총 16개사로 전년(15개사) 대비 많은 수준이다. 현재 상장심사가 승인된 회사가 9개, 상장청구를 접수 중 회사 9개사로 모두 18개사인 것을 감안했을 때 역대 최다 스팩합병 상장이 이뤄질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직전 최고치는 지난 2017년에 기록된 21개 기업이다.

올들어 스팩합병을 통한 상장이 늘어난 것은 최근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공모 시장과 기관 수요예측 부진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09년 비상장기업의 자금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스팩은 비상장기업의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서류상 회사를 의미한다. 

스팩합병 상장은 미래 예상 실적 등을 반영한 합병가격을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하기 때문에 최소 4개월이 소요되는 공모가 수요예측이 없다. 기업의 입장에선 부진한 수요예측으로 인한 낮은 공모가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스팩은 상장 후 3년내 합병해야 하며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한 경우에는 상장폐지된다. 합병에 실패하더라도 원금이 보장되며 소정의 이자도 지급되는 만큼, 증시 변동성이 클수록 투자자에게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스팩은 50억~150억원 규모로 조성 되지만, 지난해부터 자금 조달 규모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스팩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상장한 NH투자증권의 엔에이치스팩19호는 공모금액이 960억원을 기록했으며, 엔에이치스팩20호, 하나금융25호스팩은 공모금액이 400억원에 조성됐다. 삼성스팩7호는 공모금액 300억원 규모로 설립됐다.

유진형 DB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요예측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조달 규모가 확정되는 스팩합병으로 눈을 돌리는 기업들도 늘어나는 추세"라며 "올해 연말까지 스팩합병을 통해 상장하는 기업 수는 25개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2010년에 스팩 제도를 도입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좀 더 큰 규모의 상장 희망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공모 규모가 200억원을 넘는 초대형 스팩들도 등장하기 시작했다"며 "다만 스팩도 합병 전 상장예비심사와 스팩 주총 의결을 거쳐야 하므로 상장 허들이 아주 낮지만은 않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제언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스팩 합병에 대한 수요에 맞춰 증권사들의 신규 스팩 상장이 늘어나고 있다"며 "IPO시장의 부진이 내년까지 이어질 경우, 스팩을 통해 증시에 입성하려는 기업들은 내년에도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