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외환시장 '기대반 우려반'···금통위 결과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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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 위원들, 잇달아 매파적 발언에 1348원선까지 회복
경기침체 우려, 중국 경기부양 기대감 등 원화 강세 요인
24일 금통위 결과와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가능성도 변수
미국 달러화. (사진= 픽사베이)
미국 달러화. (사진= 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이번 주 원·달러 환율(21~25일)은 상승세를 보이며 1300원대 중반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이 이어지면서, 미 연준의 최종 금리 수준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내 경기침체 우려와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기대감, 이번주 금융통화위원회 등은 달러 약세 및 원화 강세 재료로 소화될 전망이다. 특히 연준의 긴축 속도가 완화되고 있다는 점은, 원·달러 환율이 언제든 하락세로 전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분석이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1.7원 오른 달러당 1342.0원에 개장했다. 이후 상승세를 보이며 오전 10시 25분 기준 전장 대비 9.3 오른 1349.6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번주 외환시장의 주요 키워드는 줄다리기로 요약된다. 지정학적 리스크, 미 연준의 매파적 기조 등에 기반한 달러 강세 흐름이 미국내 경기침체 우려와 중국 경기 부양 기대감 등과 힘싸움을 벌어고 있는 형국이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초 1420원대에서 지난주 1310원대로 추락했지만, 현재 1340원선까지 회복했다. 10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7.7%로 둔화되면서 달러 약세흐름이 나타났지만, 지난 15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폴란드에 미사일이 추락해 2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해당 미사일의 발사국을 두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상대방을 지목하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산됐고, '안전자산' 달러의 가치가 반등한 것이다. 실제 105.32선까지 추락했던 달러인덱스는 이날 106 중반대까지 상승한다.

연준위원들의 매파적 발언들도 긴장감을 높였다. 연준의 대표적 매파로 꼽히는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지난 17일(현지시간) 한 강연에서 "충분히 제약적 수준에 이르기 위해서는 금리가 더 올라야 한다"며 "가장 완화적 가정을 적용하면 최종금리는 5~5.25%, 엄격한 가정을 적용하면 7% 이상 올라가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어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도 한 방송에 출연해 "물가 안정을 회복하는 것이 여전히 급선무"라며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75%포인트 금리 인상안도 여전히 테이블 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강경한 발언에 연준의 고강도 긴축 가능성이 재점화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 반영된 연준의 최종 금리 전망은 내년 3월 기준 5~5.25%다. 해당 시나리오에 따르면 연준은 올해 12월과 내년 1월 연속 0.5%포인트 인상 후, 3월 들어 0.25%포인트 추가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 국채 금리도 상승했다. 지난 18일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4.5329%로 전장 대비 1.82% 상승했으며, 달러인덱스 역시 106.87까지 상승했다. 반대로 유로화 가치는 유로당 1.031달러선까지 하락했으며, 엔화 가치도 달러당 140엔선을 회복했다.

다만 장단기 금리 역전으로 대변되는 경기 침체 리스크는 달러 강세흐름을 제한한다는 분석이다. 실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3.8288%로 2년물과의 장단기 금리차는 오히려 확대됐다. 통상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낮아지는 현상은 경기침체의 전조로 해석된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도 "아마도 곧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 연준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그 결과 일부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 등에도 달러 인덱스는 106선에 갇혀있으며, 향후 달러화가 상승세보다 숨고르기를 보일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위안화의 강세 역시 원화 강세 재료로 소화된다. 지난 18일 중국인민은행은 내년 경제성장률 목표를 5% 이상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밝히며 강력한 경기부양의지를 피력했다. 그 결과 지난주 역외시장에서 달러당 7.163위안까지 상승했던 위안화 가치는 현재 7.119위안까지 절상했다.

이번주 국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앞두고 있다는 점, 정부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적극적 개입 의사를 밝혔다는 점도 변수다.

현재 증권가에선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중론이다. 미 CPI 둔화세로 연준의 속도조절론이 부각된 데다, 환율이 1300원대로 안정됐기 때문이다. 다만 5.7%로 확대된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연준이 재차 강조한 공격적 금리인상 기조 등을 고려하면, 0.5%포인트 인상이나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진단이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한은도 가장 중요한 통화정책 목표는 연준과 마찬가지로 물가 통제"라며 "11월 FOMC 사례에서 보듯 한은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매파적 스탠스를 보일 것이다. 국고 금리도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종합하면 연준 인사들의 발언으로 긴축 불확실성이 촉발됐지만, 미국 내 경기침체 우려와 중국발 경기 부양 가능성 등은 달러 강세흐름을 제한한다는 분석이다. 이에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단기적 상승 흐름을 보이다, 숨고르기 국면을 넘어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소재용 신한은행 연구원: 1310~1370원

이번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아시아 증시 움직임에 주목하는 가운데, 최근 미국 물가 지표의 하락세에도 연준 위원들이 매파적 발언이 이어지고 있어서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일 밤에 예정된 FOMC 의사록 발표 및 목요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 결과 발표 후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존재할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변화 가능성도 환율 변동성을 커지게 할 재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올해 연말까지는 겨울철 에너지 수입에 따른 무역수지 부진, 수출 증가율 둔화에 따른 환율 상승 압력이 잔존한다. 그럼에도 현재 환율은 인플레이션 피크 아웃 기대와 맞물린 연준 긴축 사이클 후반부를 반영하며 이번 사이클에서의 고점을 지난 것으로 판단한다.

경기 둔화 폭과 비교해도 올해의 원화 약세 폭은 상당히 컸다. 과거와 비교해 미국 ISM 제조업 지수 낙폭이 덜하지만 어느 때보다 환율 움직임은 크게 나타났다. 이는 경기 상황 대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연준 긴축 경계 등 대외적 불확실성이 심화된 영향이다.

2000년 이후 원·달러 환율의 장기 평균은 1135원 수준이다. 그러나 과거와 달라진 대내외 수급 상황을 고려하면 유의미한 환율의 박스권은 우리나라가 순채권국으로 전환한 2014년 이후의 우상향 채널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완연한 달러화 약세 압력도 제한될 것으로 보이며, 이에 환율 역시 제한된 하락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원·달러 환율은 대외 요인보다 대내 요인에 의해 당분간 좌우될 공산이 높다. 11월 금통위에서 추가 금리인상 폭과 함께 자금경색 현상 완화를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개입에 나서고 있는 정부 정책의지도 원·달러 환율에 큰 영향을 미칠 변수다.

지난주 정부가 국민연금 등 주요 공적기관 12개 관계자에게 환율 안정을 위해 해외 투자계획과 환헤지 비율 조정 관련 협조를 구한 것은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개입 의지를 대변한다.

또한 그 동안 외환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던 북한 리스크가 ICBM 발사를 계기로 변수로 등장할 개연성이 높아진 것도 경계해야 한다.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추세보다는 등락 장세를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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