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에 '돈맥경화'까지···대출금리 '9%시대'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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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맥경화'에 채권금리 급등···기름 끼얹은 美 '자이언트스텝'
은행 주담대·신용대출 최고금리 7% 돌파···8%까지 시간문제
서울 시내 은행 대출창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은행 대출창구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미국의 고강도 긴축으로 한국은행의 '빅스텝(기준금리 한번에 0.5%p 인상)' 가능성에 힘이 실리면서 국내 대출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긴축 기조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미 연 7%를 넘어선 은행 가계대출 금리가 내년에는 9~10%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4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3일 은행채(무보증·AAA) 6개월물 민평평균 금리는 4.569%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2월 31일(4.70%)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일(4.535%)보다는 3.4bp(1bp=0.01%p) 올랐고 연중 최고치도 갈아치웠다.

같은날 은행채(무보증·AAA) 5년물 민평평균 금리는 5.225%로 전일(5.126%)보다 9.9bp 상승했다. 5년물 금리는 지난 9월 말부터 5%대를 돌파한 후 등락을 반복하고 있는데, 은행채 5년물 금리가 5%대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0년 8월 9일(5.0%) 이후 12년여 만에 처음이다.

은행채 6개월물과 5년물은 은행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의 산정 기준이 된다. 최근 이들 은행채 금리가 크게 상승한 만큼 은행 대출금리도 치솟고 있다.

이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은행채 5년물)는 연 5.42~7.374%를 기록했다. 주담대 변동금리 기준을 은행채 6개월물로 삼는 신한·하나·농협은행은 연 5.56~7.646%의 금리를 보였다. 국민·우리은행의 코픽스 6개월물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5.18~6.88%를 기록했다.

신용대출(은행채 6개월물)의 경우 5대 은행의 금리가 연 5.65~7.39%를 기록했는데, 이들 은행의 최고금리는 모두 연 7%를 돌파했다. 은행권 주요 가계대출 최고금리가 7% 중반대에 형성되면서 8% 돌파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출금리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가 최근 치솟은 것은 글로벌 금리 인상, 레고랜드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 등으로 자금시장에 돈줄이 말라붙은 데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또 한번의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한 영향이다. 연준이 지난 6·7·9월에 이어 이달까지 4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밟으면서 미국 기준금리는 3.75~4.0%로 뛰었고, 한미 금리차는 0.75~1.00%p(포인트)까지 벌어졌다.

특히, 연준이 기준금리를 5% 수준까지 높일 것이란 시장 전망이 커지면서 국고채 금리가 올랐고, 이에 영향을 받은 은행채 금리도 올랐다. 특히, 한국은행이 연준을 따라 이달 24일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예측에 힘이 실리면서 시장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대출금리도 현재 수준보다 크게 오를 수 있다.

대출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이자부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예컨대, 지난해 9월 연 3.2% 금리로 주담대(30년만기·원리금균등상환) 3억원을 받은 A씨가 매달 낸 원리금은 129만원이었다. 하지만 올해 9월부터는 지난 1년간 코픽스 상승분(2.36%p)만큼 오른 연 5.56%의 금리가 적용돼 A씨가 매달 내야 할 원리금은 171만원으로 42만원 뛰었다. 대출금리가 계속 올라 7%대까지 도달한다면 원리금은 199만원으로 200만원에 육박하게 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번에 연준이 예상보다 더 매파적인 발언을 했었기 때문에 시장금리가 좀 더 상승압박을 받은 것 같고 아직 단기물 시장도 진정되지 않고 있어서 금리가 꺾일 시점이 현재까진 요원해보인다"며 "금리가 단기간 내 이렇게 빠르게 오르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어서 대출자들의 불안 심리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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