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킹달러' 지속되나···美 FOMC 의사록·CPI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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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공개된 미국 고용지표 '견조'···强달러 기조에 힘 보태
韓금리인상 예상·美경제지표 대기 상존···"상승 압력 높을 것"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 플리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 플리커)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이번 주(11~14일) 원·달러 환율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결정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 전후으로 환율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한은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금리 인상 보폭을 맞추고 환율 급등세를 저지하기 위한 결단을 내릴 경우 상단을 일정 정도 지켜낼 수 있겠지만, 역대급 고강도 긴축 메시지를 던진 FOMC 의사록과 미국 인플레이션 추세를 가늠할 수 있는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한은 결정 이후에 발표되는 만큼 추가 상승 가능성도 상당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1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10시 기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7.4원 오른 1429.8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지난 주 미국의 고용지표가 견조하게 나타난 영향으로 달러 강세를 재확인하면서 전장보다 15.6원이나 상승한 달러당 1428.0원에 개장했다. 이후 상승폭을 키우며 한때 1433.5원까지 치솟았다가 소폭 하락하며, 1420원 후반에서 1430원 초반대를 넘나들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달러화 강세 흐름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지난주 환율도 달러화 종가 기준으로 일일 변동폭이 16원이 넘을 정도로 극심한 변동성 장세를 보였다. 달러화 가치는(달러인덱스)가 잠시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이다 미국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호조세를 보이자 다시 상승하는 모습을 보인 것. 실제 달러인덱스는 지난달 말 114선까지 돌파했다가 이후 110~112선에서 횡보하다가 미국 9월 고용보고서가 발표된 직후 112.30에서 112.82까지 가파르게 올랐다.

이번주 외환시장은 달러 강세와 원화 강세 재료가 섞여 있는 만큼 변동성 장세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한은 금통위는 오는 12일 통화정책 정례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전문가들은 이날 금통위가 물가 상황, 한미간 금리차, 고환율 등을 고려해 빅스텝(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큰 폭의 금리인상은 원화 가치를 되돌릴 반등 재료로 쓰일 가능성이 있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한은이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결정을 하지 않는 이상 금리 인상 효과는 '중립적'이라고 평가했다.

미 연준이 물가 파이터로 고강도 긴축 기조를 보인 이후, 현재 미국(3.0~3.25%)과 한국(2.5%)의 금리차는 0.75%p 수준으로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이 상황에서 금리차가 더 확대될 경우 더 높은 수익률을 찾는 투자자들에 의해 달러 강세 기조는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한국은행이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 폭과 강도를 강화해야 환율 추가 상승을 저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환율은 수입물가에 부담을 주는 요소로,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경우 국내 물가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글로벌 통화당국과의 키 맞추기와 환율 안정 목적으로 10월 금통위에서 빅스텝을 밟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특히 환율 경로에 대한 대응은 기준금리 인상폭을 강화할 경우 미칠 수 있는 효과보다는 인상 폭을 강화하지 않았을 경우에 미칠 부작용이 더 크게 반영되는 '죄수의 딜레마'와 같은 성격의 금리 인상으로 보인다. 이에 인상 폭이 이전에 비해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 이후엔 글로벌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칠 굵직한 이벤트들이 기다리고 있다. 9월 FOMC 의사록을 비롯한 미국의 주요 지표들이 불안 심리를 자극하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피벗(정책전환)'으로 상황이 반전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공존하는 상황이다. 물론 연준 위원들이 매파적 발언을 이어가면서 정책전환 가능성을 일축한 만큼, 상방 압력이 더 세다는 게 금융업계의 시각이다.

먼저 오는 12일(현지시각) 발표되는 9월 FOMC 의사록은 미 연준 관계자들이 물가와 금리정책 방향에 대해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구체적인 언급이 담길 예정이다.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는 통로인 셈이다. 지난 9월 FOMC가 끝난 이후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고물가에 대응하는 공격적인 통화정책을 이어나갈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진 바 있는데, 구체적인 연준의 긴축 기조가 나오면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심리를 또다시 자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주요 지표 중에서는 오는 12일(현지시각) 발표될 미국의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와 13일(현지시각) 공개될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주목된다. 특히 지난 6월부터 높은 수준으로 금융시장에 충격을 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9월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주 고용지표로 확인된 구인난도 임금상승을 압박하면서 물가 상방 압력이 상당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게다가 유럽과 중국의 경제 체력에 대한 의문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점도 달러 강세 재료로 꼽힌다. 이와 같은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유로지역의 경우 영국이 극적으로 부자 감세 정책을 철회하면서 파운드화 및 유로화가 다소 안정화됐지만, 계절성 에너지 불안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점과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인한 경기 압박도 여전하다는 점이 리스크로 꼽힌다. 중국도 회복 양상이 뚜렷하지 않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제로 코로나 정책이 지속되면서 경기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시장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급등에 대한 되돌림을 겪은 뒤 다시 상승 지지력을 찾아나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단 원·달러 환율 상승세를 이끌어 온 강달러 흐름이 강하게 살아있고 주 후반 예정된 FOMC 의사록 공개와 미국 경제지표로 연준의 긴축 정책에 대한 경계감이 되살아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1400원 초중반선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연준의 긴축 기조 확인에 힘입어 전반적으로 상방 압력이 조금 더 높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늘(11일) 개장과 동시에 환율이 1420원 후반대로 올라온 만큼 상승의 기울기는 조금 만만해지지 않을까 예상한다.

그러나 주 후반 예정된 대외적인 변수가 영향을 미쳐 우상향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본다. 오는 12일 한국은행이 빅스텝을 밟으면 원달러 환율이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긴 하겠지만,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 이후 발표되는 FOMC 의사록과 미국 CPI지수가 미 연준의 긴축정책에 힘을 보태게 되면 이런 상승 흐름이 이번 주뿐만 아니라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한국은행 금통위가 빅스텝을 단행할 것이라는 예상은 이미 시장에 어느 정도 녹아든 상태라, 자이언스 스텝이 나오지 않는 이상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지는 않는다. 지금 원·달러 환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외부적 요인이다. 킹달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재료들을 더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지난주 미국의 고용수치가 이미 좋게 나온 상태에서 이번 주 CPI까지 높게 나오면, 미 연준의 피봇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9월 코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월 대비 0.4%,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는 6.5%를 예상하고 있다. 고용과 물가지표가 금리인상 사이클과 관련된 불확실성 리스크를 완화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유럽상황도 종잡을 수 없는 불확실한 상태에 있고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 경제 우려도 여전한 상황이다. 이런 환경이나 리스크가 제거되지 않는다면 국내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결과적으로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해소되기보다는 증폭되거나 해소 시그널이 나타나지 않고 있어 금융시장 변동성 흐름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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