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부양하라"···재계 회장들의 특명
"주가 부양하라"···재계 회장들의 특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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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경영진에 "주가 안정화 방안 찾아 실행해보자"
최태원, CEO 세미나 때 주가 관리 방안 제시 요구
자사주 매입 등 부양책에도 속수무책···총수 직접 나서
재계 "주가부양-주가조작 종이 한장 차···CEO에 특명"
지난 19일 경기도 용인의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임직원과 간담회를 가진 모습. (사진=삼성전자)
경기도 용인의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임직원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이 최근 경제불안에 속절없이 떨어지는 주가를 보다 못해 주요 경영진에 긴급 대책을 마련하라는 특명을 내렸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경영진들에게 "주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최대한 빨리 찾아 실행해보자"고 주문했다.

최태원 SK회장도 오는 19일부터 개최되는 '2022 CEO 세미나'에 주가 관리방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SK는 올해 각 계열사 CEO 평가 항목에서 주가 관리 배점 비중을 30%에서 50% 확대하기도 했다.

삼성과 SK의 주요 계열사 주가는 지난해 말에 비해 10% 수준에서 많게는 70% 가까이 떨어졌다.

10만 전자라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7만8300원에서 이달 5일 5만6000원을 기록하면서 28.48%나 하락했다.

코로나19 사태의 수혜를 입었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그나마 적게 하락해 10%대(90만3000원→80만7000원)에 그쳤지면 삼성전기는 같은 기간 40.76%나 떨어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강연을 듣고 있다. (사진=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강연을 듣고 있다. (사진=SK그룹)

SK그룹의 경우 핵심 사업인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의 전날 주가가 지난해말보다 각각 31.45%, 34.38% 급락했다. 지주사격인 SK㈜도 25만1000원에서 전날 종가 20만원으로 20.32% 하락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에도 64.89%나 내렸다.

사촌 관계에 있는 SK네트웍스는 -19.92%, SK디스커버리는 -35.24%를 기록중이다.

이들 그룹은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의 하락폭(25.61%)보다 더 주가가 하락해 시장보다 못한 성과를 보였다.

특히 이미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사주 매입 등 조치를 동원 중인데도 개선되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SK㈜는 지난 8월 말부터 2000억원 규모로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삼성전자도 지난 4월부터 주요 임직원들에게 자사주를 매입해달라고 독려해 이달까지 약 106억원 규모로 주식를 거둬들였다.

그럼에도 주가가 계속 떨어졌고, 급기야 총수가 CEO들에게 직접적으로 주가부양 대응 방안을 모색해달라고 요구하고 나서게 됐다.

재계 한 관계자는 "주가 부양이라고 하지만 사실 주가 조작과 종이 한장 차이라 총수들도 함부로 나설 수는 없다"며 "결국 CEO들을 통해 회사의 향후 투자 계획 등을 발굴·소개하면서 투자자들을 유치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 상황이 기업 내부 문제가 아닌 대외적인 요인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 빠르게 뒤집지는 못할 것으로 이 관계자는 전망했다.

그는 "회사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총수들이 직접 주가 관리에 나서면 시장에서는 긍정적인 시그널로 받아들여 주가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인다"면서도 "최근에는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영향으로 큰 손인 외국인과 연기금 등이 빠져나가고 있어 대응이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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