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 공급 목표 절반도 못 채워···'미분양 우려' 일정 연기
건설사들, 공급 목표 절반도 못 채워···'미분양 우려' 일정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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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총 18만 가구 주택 공급 계획 중 9만가구 분양, 목표 달성률 47.4%
현대·GS·포스코만 달성률 절반 수준···"경기 위축에 수익 악화 불가피하다"
서울시 전경. (사진=이서영 기자)
서울시 전경.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건설업계 올해 주택 공급 목표 달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금리 상승에 따른 청약 심리 위축으로 주택 시장이 악화일로를 걷는 가운데 건설사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분양 일정을 미루는 모습이다.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전년 대비 대폭 늘어난 분양 물량이 예고됐지만 실제 분양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시공능력평가 10대 대형건설사의 올해 총 주택공급 계획량은 18만5039가구였는데 9월 말 기준 실제 분양된 가구는 9만1469가구로, 목표 대비 달성률은 47.4%에 그쳤다. 

특히 연초 계획한 주택공급 물량의 50%를 넘긴 건설사는 현대건설(68.9%), GS건설(61.1%), 포스코건설(51.4%) 등 3곳에 불과했다. 이밖에 DL이앤씨 47.5%, 대우건설 44.9%, SK에코플랜트 46.8%, 롯데건설 33.4%, 삼성물산 32.1%, 현대엔지니어링 25.4% 등은 연초 계획했던 공급물량 대비 실제 공급물량이 절반에도 못 미쳤다.

건설사들이 목표한 공급 계획을 채우지 못하고 분양 일정을 연기한 이유는 전국적으로 미분양 단지가 늘어나는 등 주택시장 침체 상황이 이어지는 탓이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8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8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3만2722호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대비 4.6%가 증가한 수치다. 미분양 주택 수는 4월 2만7000호를 시작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다만 악성 미분양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은 7330호로 전월 대비 0.8%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분양 시장이 더 악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최근 주택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9월 전국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를 보면 8월보다 17.6포인트 떨어진 43.7을 기록했다. 2017년 11월 통계 집계 이래 사상 최저치다. 분양전망지수는 분양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로 해당 지표가 100을 밑돌수록 분양 전망이 부정적이라는 뜻이다. 

이 가운데 부동산 플랫폼업체 직방에 따르면 이달 전국 분양예정 아파트 물량은 총 74개 단지 5만9911가구 중 4만7534세대가 일반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예정대로 분양이 이뤄진다면 전년 동기와 대비 했을 때 총 세대수는 237% 늘어나며 일반 분양 물량은 190% 늘어난다. 

다만 이 같은 공급 물량 계획이 실제 분양으로 이뤄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에도 9월 분양 예정단지는 71개단지 총 4만7105세대였으나 실제 분양이 이뤄진 단지는 24개 단지, 1만8589세대에 그친 바 있다. 공급실적률은 절반 수준에도 크게 못 미치는 39%였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조정대상지역 해제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의 한도가 늘어나고 청약조건 및 세금부담 완화 등 분양시장의 규제 수위도 한층 낮아졌지만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거나 민간택지 전매제한 등으로 기존의 전매제한은 유지되는 사례도 있다"며 "여기에 한국은행이 오는 10월과 11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고 최근 분양예정 대비 실적이 저조한 추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분양시장 회복은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 분양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올해 말 예정이었던 사업지들의 분양 일정이 계속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년까지도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돼 시장 추이를 지켜보면서 분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금리 인상 등으로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고 집값도 계속 떨어지는 가운데 무리하게 분양을 하기 보다 일정을 조정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라며 "미분양이 늘고 있어 사업성이 낮다는 것인데 업계 전반으로 수익 악화가 불가피한 데다 주택만 주력으로 하는 중견사들의 경우 타격이 더욱 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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