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시장' 몸집 불리는 인뱅···은행권 내 파이 경쟁 본격화
'대출 시장' 몸집 불리는 인뱅···은행권 내 파이 경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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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뱅·케뱅 등 가계대출, 9개월 연속 늘어
'금리 경쟁력'에 시중은행과 희비 교차
인터넷전문은행. (사진=각사)
인터넷전문은행. (사진=각사)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가계대출을 두고 인터넷전문은행과 주요 시중은행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가계대출 감소세가 이어지는 시중은행과 달리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은 오히려 대출 몸집을 빠르게 늘려나가는 모양새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지난달 말 여신 잔액은 각각 27조4616억원, 9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달 대비 카카오뱅크는 2625억원, 케이뱅크는 2000억원 늘어난 수준으로, 9개월 연속 증가세다.

토스뱅크의 경우 지난달 말 기준 여신 잔액을 공개하지 않지만, 지난 8월 기준으로는 약 6조4000억원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해 10월 출범해 올 1월 대출 영업을 재개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파른 성장세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이같은 증가세는 9개월 연속 가계대출 잔액이 뒷걸음질치고 있는 5대 시중은행과 상반된 모습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95조830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1조3679억원 쪼그라들었다.

대출 영업 등 차원에서 줄줄이 금리를 낮추고 있음에도 지표금리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감소세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전반적인 가계대출 수요가 줄어드는 와중에 인터넷전문은행들의 대출이 되레 증가한 것은 비교적 유리한 대출 조건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실제 인터넷전문은행은 오프라인 영업점을 운영하지 않아 인건비 등을 줄일 수 있다. 상대적으로 금리를 조정할 여유가 있다는 의미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올해에만 네 차례 전월세보증금 금리를 인하했으며, 지난 4일부터는 신규 신청 고객에 대해 카카오뱅크 자체 신용에 기반한 '중신용대출' 금리를 최대 0.50%포인트(p) 낮췄다.

카카오뱅크 중신용대출 상품은 연소득 2000만원 이상, 재직기간 1년 이상인 중신용대출 신용평가 요건에 부합되는 근로소득자를 대상으로 한다. 대출한도는 최대 1억원이며, 대출 기간은 최장 10년이다.

카카오뱅크는 이달 30일까지 △중신용대출 △중신용플러스대출 △중신용비상금대출을 신규로 실행한 중·저신용고객에게 첫 달 이자도 지원한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말 마이너스통장과 신용대출의 금리를 신용등급에 따라 최대 연 0.77%p 인하했다. 최대 2억원 한도를 제공하는 마이너스통장 상품의 금리 인하폭은 최대 0.77%p, 최대한도가 3억원인 신용대출 상품의 경우 최대 0.20%p다.

이번 인하는 지난 8월에 이어 한 달 만에 추가로 이뤄진 조치로, 회사 측은 금리 인상기에도 금리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업대출 시장으로 활로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인 터라 은행권의 대출 파이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가계대출 성장 둔화로 기업대출 활성화 필요성이 커진 가운데, 모바일 플랫폼의 편의성과 싼 금리 등을 앞세운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경쟁에 본격 가세할 경우 시중은행들의 위기감은 더욱 커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여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 하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은 가계대출 의존도를 줄이고자 기업대출 문턱을 낮추려 할 것"이라면서 "은행권 내 먹거리 파이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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