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단축·안전성 확보'···건설업계 탈현장화 속도
'공기단축·안전성 확보'···건설업계 탈현장화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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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 모듈러·PC 등 탈현장 공법 사업 확대
서울 한 아파트 건설 현장.(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 한 아파트 건설 현장.(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건설 자잿값과 인건비가 치솟고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경영 리스크가 더해지면서 건설사들이 PC·모듈러 등 탈현장(OSC·Off Site Construction)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기존 공사 대비 공기 단축·공사비 절감·안전성 확보 등 장점에 힘입어 시장 규모는 확대될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건설사들이 탈현장(OSC) 기술 및 공법 활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건설사들은 탈현장 공법 중 하나로 건물의 벽체·창호·배선·배관 등을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 옮겨 조립하는 모듈러 사업을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까지 확장하고 있다. 

선제적으로 모듈러 시장에 뛰어든 건설사는 GS건설이다. 회사는 지난해 초 폴란드 목조 모듈러 주택 전문회사 단우드와 영국 철골 모듈러 전문회사 앨리먼츠를 잇달아 인수하는 등 관련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모듈러 주택팀을 신설한 삼성물산은 최근 국내외로 모듈러 사업을 강화하고 나섰다. 올 4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180억원 규모 모듈러 주택 건설사업을 수주했고, 지난 6월에는 모듈러 공법을 적용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스마트건설지원센터 제2센터를 준공했다. 

삼성물산은 또 포스코건설과 포스코A&C와 협약을 맺고 모듈러의 상품성 향상을 위한 공동연구·개발을 진행하는 동시에 중동 등 세계 시장 개척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모듈러 주택 토탈 솔루션을 개발한 DL이앤씨를 비롯, 현대엔지니어링 등도 모듈러 공법을 활용해 주택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뿐 아니라 중견사인 호반건설과 계룡건설도 각각 충남 아산시에 위치한 아산탕정 중학교 증축 공사, 국내 모듈러 주택 중 최대 가구 규모인 세종 행복주택 공사에 모듈러 공법을 적용하고 있다. 

모듈러 공법과 함께 탈현장 기술로 주목받는 PC(Precast Concrete·사전제작 콘크리트) 공법 개발과 사업도 역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PC공법은 건물에 쓰이는 기둥이나 보, 슬라브 등의 콘크리트 구조물을 사전 제작 후 조립하는 방식이다.

현대건설은 최근 교량 하부구조 전체에 PC공법이 적용 가능한 조립식 교각시스템을 개발하고 특허 등록을 마쳤다. 

대우건설도 자회사인 대우에스티를 통해 PC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대우에스티는 충북진천에 15만㎡ 규모의 강교구조물 제작공장을 PC공장으로 리모델링하는 등 PC 양산에 활발한 모습이다. 

GS건설은 자회사 지피씨(GPC)를 설립을 기점으로 본격 PC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피씨는 1분기 300억원 규모를 수주했으며, 현재 충북 음성 14만8426㎡ 부지에 연간 10만㎥의 PC 양산이 가능한 자동화 생산공장을 가동 중이다.

반도건설은 올 6월부터 경기도 여주에 자동화 생산라인을 갖춘 대지면적 3만평 규모의 코어PC 공장을 운영 중이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최근 탈현장화에 적극 나선 이유는 정부의 안전 규제 강화 기조와 친환경 중심의 ESG 경영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탈현장 방식은 현장 공사가 아닌 '공장 사전제작→현장 조립'으로 시공하는 방식으로, 기존 공법에 비해 공사 기간과 비용을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특히 현장 공사 방식과 비교해 인력이 덜 투입되는 만큼 안정성과 생산성 측면에도 이점이 있다. 소음, 분진, 폐기물 등을 줄이고 재설치·재활용이 가능해 친환경 공법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도 지원에 나서면서 향후 건설 탈현장화 움직임이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최근 국토교통부는 '2030 스마트 건설 활성화 방안'을 통해 OSC 공공주택 발주물량을 내년 1000호로 확대하고, 관련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정부가 이제는 스마트 건설기술을 기술의 확보나 개발이라는 관점에서 벗어나 사업 추진 및 해당 과정에서의 원활한 기술 활용을 목표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탈현장 공법은 생산성과 안정성이 높아 주목받고 있지만, 국내에서 본격화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디자인이나 품질 관리 관련 기술 연구와 개발이 더 이뤄져야 할 것"이라면서 "특히 PC공법은 '조립식은 튼튼하지 않다'는 인식 때문에 주로 반도체 공장과 같은 사업장 등에서만 활용돼 왔으나, 최근 친환경이 주목받으며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나 공공아파트 조성 등 도입이 확대되고 있고 수요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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