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부진에 그룹 총수 주식 재산 19조 증발···IT 기업 대거 '반토막'
증시 부진에 그룹 총수 주식 재산 19조 증발···IT 기업 대거 '반토막'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 1월 초 대비 9월 말 기준 주식평가액···64.6조→45.7조
김범수, 6조원·방준혁 60%↓···이재용, 간신히 10조대 유지
자료=한국CXO
자료=한국CXO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올해 들어 국내 증시 급락장이 나타나면서 주요 그룹 총수의 주식 재산도 19조원 가까이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9개월 새 6조원 넘게 급감했고,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60% 하락률을 보이는 등 IT 기업 총수의 감소세가 뚜렷한 모습을 보였다. 4분기도 증시 반등 여력이 적다는 전망이 우세해 총수들의 주식 재산은 더욱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2년 3분기 주요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 분석 결과를 4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리하는 대기업집단 중 올해 9월 말 기준 주식평가액이 1000억 원 넘는 그룹 총33명이다. 주식재산은 총수가 해당 상장사 주식종목 지분을 직접 보유한 경우와 함께 비상장사를 통해서 해당 그룹 상장 계열사 주식을 갖고 있는 현황까지 포함했다. 

결과에 따르면, 33개 그룹 총수의 9월 말 주식 평가액은 45조703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월 초(64조6325억원)와 비교해 9개월 만에 29.3%(18조9291억원) 감소한 수준이다. 3월 말 59조7626억원에서 6월 말 51조4463억원으로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더니 40조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주식 평가액이 조(兆) 단위로 하락한 총수는 6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가장 많이 쪼그라들었다. 김 창업자가 갖고 있는 카카오 지분 5910만주의 가치는 3조3000억원대다. 여기에 100% 보유 중인 비상장사 케이큐브홀딩스를 통해 쥐고 있는 상장사 지분을 더하면 9월 말 기준 6조933억원 수준이다. 올 초(12조2269억원)에 비해 50.2%(5조1335억원) 급감했다. 9개월 새 주식 재산이 반토막 난 셈이다.

자료=한국CXO
자료=한국CXO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올 초 14조1886억원이던 주식 평가액이 9월 말 10조8841억원으로 간신히 유일한 10조원대를 유지했다. 3조3000억원 이상 급감했다.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은 가장 큰 하락률을 보였다. 연초 2조6430억원에서 9월 말 1조634억원으로 59.7%(1조5796억원) 줄었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도 IT기업 총수의 부진에 일조했다. 올 초 2조3048억원이던 주식평가액은 9월 말 1조1861억원으로 48.5%(1조1180억원) 증발했다. 이 추세면 이해진 GIO의 주식재산은 1조원 유지도 장담할 수 없어진다. IT 기업은 아니지만,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1조2451억원)과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1조1791억원)도 올 들어 주식재산이 1조원 이상 감소한 총수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반해, 33명 그룹 중 4명은 주식재산이 증가해 주목받았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연초 6943억원에서 9월 말 8059억원으로 16.1%(1116억원) 늘었다. 여기에는 롯데지주 1주당 주가가 28% 상승한 영향이 컸다. 이외 영풍 장형진 회장(618억원)과 이순형 세아 회장(336억원), 정몽준 현대중공업 아산재단 이사장(105억원) 등도 올 들어 주식 재산이 증가했다. 

올 9월 말 기준, 주식 재산 '1조 클럽'에는 10명이 이름을 올렸다. 연초 대비 2명 줄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10조8841억원)이 부동의 1위를 유지했고, 서정진 명예회장(9조73억원),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6조993억원)이 뒤를 이었다. 연초만 해도 김 창업자가 서 명예회장보다 주식 재산이 2조400억원가량 높았지만, 순위가 뒤바뀌었다. '톱3'가 올 들어 감소한 주식 재산은 10조원을 웃돈다.  

이들에 이어 △정의선 현대차 회장(3조 142억 원) △최태원 SK 회장(2조 4931억 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1조 8674억 원) △구광모 LG 회장(1조 8572억 원) △이해진 네이버 GIO(1조 1861억 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1조 1367억 원) △방준혁 넷마블 의장(1조 634억 원)이 뒤를 이었다. 이재현 CJ 회장(9150억원)과 조현준 효성 회장(6786억원)은 올 들어 주식재산이 지속 감소하며 '1조 클럽'에서 탈락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내년에는 올해보다 경영 여건이 더 불안정해 4분기에도 반등 기회를 찾을 가능성이 뚜렷하지 않다"며 "특히 IT기업 그룹 총수들이 보유한 주식종목들이 올 연말에 3분기 때보다 더 떨어질 경우 국내 주식 시장에 대한 불신은 더욱 팽배해져 향후 개미 투자자들의 피해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