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8월 PCE 상승에 일제히 하락···다우 1.71%↓
뉴욕증시, 8월 PCE 상승에 일제히 하락···다우 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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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욕거래소)
(사진=뉴욕거래소)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뉴욕증시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선호하는 물가 지표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또다시 하락했다.

30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500.10p(1.71%) 하락한 28,725.51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4.85p(1.51%) 밀린 3,585.62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61.89p(1.51%) 떨어진 10,575.62로 장을 마감했다. 장초반 뉴욕증시 3대 지수는 혼조 양상을 보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일제히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다.

다우지수는 2020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2만9000선 아래에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올해 최저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9월 한 달간 다우지수는 8% 이상, S&P500지수는 9% 이상 하락했다. 나스닥지수는 10% 이상 빠졌다.

이날 월가는 인플레이션과 금리추이에 주목했다. 라엘 브레너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부의장은 차입 비용 증가가 세계 시장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을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무작정 금리를 올리는게 아니라, 시장 여파 등도 살피면서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신호였다.

하지만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 중 하나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강세를 보이면서 시장은 긴장을 거두지 못했다. 국채금리의 상승세도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

미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8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올랐다. 이는 전월치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4.7% 상승을 모두 웃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물가가 이전보다 높아져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함을 시사했다.

근원 PCE 가격 지수는 전월 대비로는 0.6% 올라 전달 기록한 상승률 제로(0.0%)에서 크게 반등했다. WSJ 예상치인 0.5% 상승도 웃돈다.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포함한 8월 PCE 가격 지수는 지난해보다 6.2% 상승해 전달의 6.4% 상승에서 둔화했다. 그러나 이는 팩트셋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6%를 웃도는 수준이다. 전월 대비로는 0.3% 올라 전달 기록한 0.1% 하락에서 상승세로 돌아섰고, 팩트셋이 집계한 시장의 예상치인 0.1% 상승도 웃돌았다. 소비자들의 경제 신뢰도는 전월보다 소폭 상승했고, 기대 인플레이션은 하락했다.

미시간대학이 발표한 9월 소비자심리지수 확정치는 58.6으로 집계돼 예비치인 59.5를 밑돌았으나 전월 58.2보다 약간 상승했다.

12개월 기대인플레이션은 4.7%로 전월 4.8%보다 하락해 지난해 9월 이후 최저를 경신했다.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2.7%로 전월 2.9%보다 하락했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하락했으나 단기적인 물가 압력이 큰 만큼 연준의 고강도 긴축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채금리는 소폭 상승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3bp가량 상승한 3.81% 근방에서 거래됐다. 2년물 국채금리는 4bp가량 오른 4.25% 근방에서 움직였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은 이날 한 콘퍼런스에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로 돌아가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려면 통화정책이 한동안 긴축적이어야 한다"라며 "이런 이유로 우리는 조기 정책 철회를 피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는 한동안 금리 인상 기조를이어갈 것을 시사한 것이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현시점에서 인플레이션이 악화할 위험이 인플레이션이 저절로 내려가거나 과도하게 조정될 위험보다 더 크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연준의 긴축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투자 심리는 악화했다. 아울러 지정학적 긴장 고조도 증시에 영향을 미쳤다.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역 4곳에 대한 병합을 선언하며 돌이킬수 없다고 밝힌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새로운 제재 조치를 꺼내들었다.

S&P500지수 내 부동산 관련주를 제외하고 10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다. 유틸리티, 기술, 임의소비재, 필수 소비재 관련주가 1% 이상 하락하며 약세를 주도했다.

나이키의 주가는 회사가 분기 매출이 증가했으나 공급망 타격으로 순이익이 크게 줄었다고 밝혀 12% 이상 하락했다.

전날 큰 폭으로 하락했던 애플 주가는 이날도 3%가량 하락했다. 이외 주요 기술주들 역시 일제히 하락했다. 알파벳과 테슬라는 각각 1.82%, 1.11%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은 각각 1.94%, 1.57% 내렸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주가는 일본 정부가 마이크론이 히로시마현에 건설하는 반도체 공장에 최대 464억 엔(약 4천6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0.18%가량 올랐다.

예상을 크게 하회하는 실적을 내놓은 카니발의 여파로 크루즈주는 동반 폭락했다. 카니발이 23.26% 내린 가운데, 노르웨이 크루즈와 로열 캐리이언은 각각 18.04%, 13.16%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연준의 긴축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고 시장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의 재커리 힐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 헤드는 "주식과 채권 투자자 모두에게 힘든 환경이 되고 있다"며 "연준이 금리를 더 오랫동안 높게 가져할 것이라는 전망에 시장이 동조하기 시작했고, 단기적으로 어닝시즌에 접어들면서 하향편향과 함께 시장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데스몬드 로런스 선임 투자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성장과 인플레이션 사이에서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선택할 것"이라며 "이는 지난 몇 주간 우리가 겪은 혼란의 원인이다"라고 말했다.

웰스 얼라이언스의 에릭 다이톤 대표는 이날 근원 PCE 물가가 오른 것과 관련해 "인플레이션이 광범위해지고 있다는 또 다른 징후다"라며 "연준을 지켜보는 사람이라면 이번 지표는 연준의 금리 인상에 총탄이 될 것을 (안다) 이는 주가와 채권에 모두 약세 재료다"라고 말했다.

한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거래일 대비 0.22p(0.69%) 하락한 31.62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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