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까지 나섰다···K-배터리, 원자재 공급망 다변화
최태원까지 나섰다···K-배터리, 원자재 공급망 다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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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IRA, 북미산 원자재 비율 최대 80%로 높여야
LG에너지솔루션, 캐나다 광물업체 3곳과 MOU
SK, 잠비아 대통령 만나 구리 공급 협력 논의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하카인데 히칠레마 잠비아 대통령과 만나 사업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하카인데 히칠레마 잠비아 대통령과 만나 사업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K-배터리 업체들이 발빠르게 원자재 공급망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SK그룹의 경우 최태원 회장이 직접 공급망 확보 지원 사격에 나섰다. 

IRA는 북미지역이나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서 광물을 채굴·가공해 사용하는 비율을 40% 이상으로 맞춰야 한다.

K-배터리의 경우 주요 원자재의 80% 이상을 중국산에 의존하고 있어 공급망 다변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가장 빠르게 대응한 곳은 LG에너지솔루션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3일 캐나다 광물업체인 일렉트라(Electra), 아발론(Avalon), 스노우레이크(Snowlake)와 각각 업무협약을 맺고, 배터리 핵심 원재료인 황산코발트·수산화리튬 등을 공급받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3년부터 3년간 일렉트라에서 황산코발트 7000톤을 공급받게 된다. 일렉트라는 북미 지역에서 유일하게 황산코발트를 정제·공급할 수 있는 업체다.

또 아발론에서 2025년부터 5년간, 스노우레이크에서는 10년간 수산화리튬을 각각 5만5000톤과 20만톤 공급받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앞서 지난 6월에도 미국 리튬 생산업체인 컴파스 미네랄(Compass Minerals)과 탄산·수산화리튬공급에 대한 MOU를 맺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업무협약으로 IRA인센티브 조건에 만족하는 공급망 구축 능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왼쪽부터) 빅터 도디그(Victor Dodig) CIBC 은행장, 킴벌리 라이보(Kimberly Lavoie) NRCan(캐나다천연자원부) 국장, 필립 그로스(Philip Gross) Snowlake CEO, 김동수 LG에너지솔루션 구매센터장 전무, 헤더 스테판슨(Heather Stefanson) 캐나다 매니토바 주지사,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트렌트 멜(Trent Mell) 일렉트라(Electra) CEO, 도널드 부버(Donald Bubar) 아발론(Avalon) CEO, 권순진 한국광해광업공단(KOMIR) 본부장, 나탈리 비샵(Natalie Bechamp) 캐나다투자청 국장(Invest in Canada)이 22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왼쪽부터) 빅터 도디그(Victor Dodig) CIBC 은행장, 킴벌리 라이보(Kimberly Lavoie) NRCan(캐나다천연자원부) 국장, 필립 그로스(Philip Gross) Snowlake CEO, 김동수 LG에너지솔루션 구매센터장 전무, 헤더 스테판슨(Heather Stefanson) 캐나다 매니토바 주지사,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트렌트 멜(Trent Mell) 일렉트라(Electra) CEO, 도널드 부버(Donald Bubar) 아발론(Avalon) CEO, 권순진 한국광해광업공단(KOMIR) 본부장, 나탈리 비샵(Natalie Bechamp) 캐나다투자청 국장(Invest in Canada)이 22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SK그룹의 경우 최태원 회장이 직접 나서 배터리 분야의 원자재 공급망 확보에 지원사격을 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하카인데 히칠레마(Hakainde Hichilema) 잠비아 대통령과 만나 배터리 원자재 관련 민관 협력 모델을 이끌어냈다. 잠비아는 아프리카 내 2위 구리 생산국이다.

미국은 앞서 지난 6월 핵심광물 안보 파트너십(MSP)을 출범하고, 청정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핵심 광물 공급망 강화에 나섰다. 이달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MSP 협력국과 핵심광물 보유국이 모여 광물 채굴 가공·재활용 등을 논의했다.

잠비아는 이날 회의에서 아르헨티나, 브라질, 콩고민주공화국, 몰공, 모잠비크, 나미비아, 탄자니아 등과 함께 자원부국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최 회장은 히칠레마 대통령에게 배터리 핵심 소재인 동박을 제조하는 SK넥실리스를 소개하며 "동박의 원재료를 공급하는 잠비아의 구리 광산은 SK에게는 흥미로운 기회"라며 "한국은 제조업 강국이기에 잠비아의 제조 역량을 향상시키는 좋은 파트너"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이어 "SK는 전기차 배터리 분야 협력 외에도 잠비아가 태양광 및 수력 등 그린 에너지를 활용한 에너지 전환을 돕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에 히칠레마 대통령은 "SK와 잠비아의 사업 협력을 위해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가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SK그룹의 배터리 제조사인 SK온은 앞서 지난 6월과 7월 각각 포스코홀딩스, 포드-에코프로비엠과 배터리 소재 공급망 확대를 위한 협력을 약속했다.

포스코 그룹은 지난 3월 아르헨티나에 이차전지 원소재인 리튬 생산 공장을 착공했다.

미국 완성차 업체인 포드와 국내 배터리 소재 업체인 에코프로비엠도 SK온과 원소재 확보 등 현지화 전략 세우고 하반기 북미지역에 양극재 공장을 착공할 계획이다.

배터리 업체 뿐만 아니라 그룹 차원의 움직임으로 확산하는 것은 배터리 원자재의 대부분이 중국산인 현실을 벗어날 대안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무역협회 등 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원자재인 수산화 리튬의 경우 중국 수입 비중이 84%에 이른다. 또 다른 핵심소재인 산화코발트는 중국산이 89%였다. 인조흑연도 91%, 니켈코발트망간 산화물 리튬염은 97%나 된다.

그런데 미국은 북미지역이나 FTA 체결국에서 채굴 가공해 사용하는 원자재 비율을 당장 내년부터 40%이상으로 맞추고, 이를 2024년에는 50%, 2027년 80%로 높이도록 하고 있다.

IRA를 지키지 못하면 보조금을 받을 수 없는 것은 물론, 완성차 업체와의 거래에도 제한을 받게 돼 심각하게는 퇴출 수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삼성SDI는 다소 여유로운 모습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IRA의 시행령 등 구체적 내용이 아직 나오기 전이라 액션을 취하기 보다는 아직 지켜보는 단계"라고 말했다.

업계는 IRA에 대해 민관이 함께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IRA에 대응해 중국 외 지역의 공급망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개별 기업만으로 대응하기엔 다소 어려운 점이 있다"면서 "정부·업계와 머리를 맞대 함께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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