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긴축 공포에 환율 15.5원 폭등 1409.7원···증시도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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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3연속 '자이언트 스텝'···금리 추가 인상 전망
코스피 2330선···삼성전자·네이버·카카오 '신저가'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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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국내 금융시장이 미국발(發) 악재에 또다시 휘청였다. 코스피가 2330선으로 밀렸고, 원·달러 환율은 15원 이상 폭등하며 1410원을 눈앞에 뒀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데 이어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성향을 강하게 드러내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20일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14.90p(0.63%) 내린 2332.31로 장을 마쳤다. 전날보다 27.51p(1.17%) 하락한 2319.70에 출발한 지수는 오전 한때 낙폭이 1.6%대까지 확대되며 2300선을 위협받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 하락세가 둔화되며 2330선에 안착했다. 

투자주체별로 기관이 금융투자업계를 중심으로 2831억원어치, 외국인이 613억원어치 팔아치우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개인은 홀로 313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에선 차익거래, 비차익거래 모두 매도 우위로 총 1150억9300만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됐다. 연준은 이날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해 연방기금금리 목표치를 3.00%~3.25%로 높였다. 6월부터 3회 연속 0.75%p 금리를 인상한 것으로 이는 시장의 예상과 일치했다.

하지만, 연말 금리 목표치가 4%를 약간 웃돌 것이라는 데서 4.4%로 높아져 남은 기간 1.25%p 추가 인상을 예상한 점, 내년 최종 금리가 4.6%까지 높아질 것이라는 점 등은 침체 위험을 높였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잭슨홀 이후 나의 주된 메시지는 바뀌지 않았다"라며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2%로 내리는 데 매우 단호하며, 일이 끝날 때까지 그것을 계속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경기침체 위험과 관련해서는 "이 과정이 경기침체로 이어질지, 그러하다면 침체가 얼마나 상당할지는 아무도 모른다"라고 강조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0.25%p 인상의 전제 조건이 많이 바뀌었다"며 다음 달 빅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0%p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로써 올해 안으로 끝날 것으로 예상됐던 금리 인상 기조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은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예상보다 높은 수준의 금리 전망을 통해 더욱 공격적인 금리 인상 기조를 확인하면서 국내 증시 부진으로 이어졌다"며 "원·달러 환율도 1400원대를 기록하면서 외국인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 확률이 높아지면서 시장에선 내년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조금 남아있었지만, 이 같은 예상은 다시 꺾었다"며 "이번 FOMC에서 시장 예상보다 더 강도 높은 긴축을 시사하면서 단기 반등의 가능성은 더 낮아졌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향후 발표되는 경제 데이터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나타나는 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5.50원 오른 1409.70원에 마감했다. 전날 종가보다 3.8원 오른 달러당 1398.0원에 출발한 환율은 바로 1400원을 넘어섰고, 오름폭을 확대하며 마감 직전 1413.5원까지 치솟았다. 환율이 1410원대를 기록한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31일(고가 기준 1422.0원) 이후 13년 6개월여 만이다. 종가 기준으로는 2009년 3월 20일(1412.5원) 이후 최고치다.

업종별로 서비스업(-2.23%)과 증권(-2.17%), 건설업(-1.80%), 운수창고(-1.67%), 의료정밀(-1.33%), 통신업(-1.22%), 전기전자(-0.78%), 금융업(-0.74%), 철강금속(-0.67%), 종이목재(-0.51%), 보험(-0.50%), 유통업(-0.40%), 제조업(-0.40%), 의약품(-0.36%), 운수장비(-0.12%) 등 대부분 하락했다. 전기가스업(2.37%), 음식료업(1.69%), 비금속광물(1.38%), 기계(0.40%) 등은 올랐다. 

시가총액 상위주 중에선 대장주 삼성전자(-1.63%)와 NAVER(-3.05%), 카카오(-4.22%)가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고, SK하이닉스(-2.27%), 현대차(-1.78%), NAVER(-3.05%), 기아(-0.63%), 카카오(-4.22%) 등도 하락 마감했다. LG에너지솔루션(1.88%), LG화학(0.16%), 삼성SDI(1.62%) 등은 상승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상승 종목이 299곳, 하락 종목이 579곳이고, 변동 없는 종목은 53곳으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48p(0.46%) 내린 751.35로 마감했다. 전장보다 8.07p(1.07%) 하락한 746.82에 출발한 지수는 오전 한때 낙폭을 2% 이상 확대하며 730선까지 밀렸지만, 오후 들어 하락폭을 만회하며 750선을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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