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DF 점유율 '격전'···자산운용사, '보수 인하' 경쟁 
TDF 점유율 '격전'···자산운용사, '보수 인하'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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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삼성·한화·한투 가세···확대되는 TDF 시장 선점 전략
미래 "현재 보수 적정한 수준···포트폴리오 운영에 주력"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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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자산운용사들이 잇달아 타깃데이트펀드(TDF) 운용 보수 수수료를 인하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도입으로 성장이 예상되는 TDF 시장을 보다 많이 선점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장기적으로 운용되는 펀드 특성상 보수 인하는 투자자들에게 큰 매력이 되기에, 다른 운용사들도 수수료를 내릴지 주목된다. 

7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한국투자TDF알아서펀드'의 연 운용보수를 약 15% 인하했다. 빈티지(은퇴 목표 기점) △채권혼합∙2020∙2025∙2030은 연 0.23%에서 0.196%로 △2035은 연 0.28%에서 0.238%로 △2040∙2045∙2050∙2055∙2060은 연 0.33%에서 0.281%로 각각 약 3bp~5bp(1bp=0.01p)가량 연 운용보수를 내렸다.

오원석 한국투자신탁운용 연금마케팅1부장은 "연금 투자는 길게는 30년 이상을 봐야하는 초장기투자"라면서 "디폴트옵션에 최적화된 TDF의 보수 인하로 고객의 장기 수익률 제고를 기대하며, 앞으로도 고객의 윤택한 노후 생활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TDF는 투자자의 은퇴 예상연도를 목표시점으로 잡고 생애주기에 따른 자산배분 전략에 맞춰 주식 등 위험자산과 채권 등 안전자산 포트폴리오를 알아서 조정해주는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다. 국내 TDF 순자산 규모는 최근 10조원대에 달해, 7000억원을 밑돌던 2018년에 비해 큰 폭 증가했다. 

디폴트 옵션 시행으로 TDF 성장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운용사들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저마다 운용 보수 수수료를 내리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지난 1월에 이어 7월 'KB온국민 TDF'의 운용보수를 추가로 10%씩 낮췄다. 인하 후 수수료는 연 0.135~0.225%로 업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화자산운용도 이달 5일 자사의 대표 TDF인 '한화 LIFEPLUS TDF' 운용보수를 8~10% 내렸다. 빈지티별로 △2035 연 0.30%에서 0.27%로 10%(3bp) △2040, 2045, 2050 연 0.35%에서 0.32%로 8.57%(3bp) △ 2020, 2025, 2030 연 0.25%에서 0.23%로 8%(2bp) 인하했다. 삼성자산운용도 지난달 말 '삼성한국형TDF'의 운용보수를 3bp 내렸다.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도입을 앞두고 TDF 성장이 전망되는 가운데, 자산운용사들도 보수 인하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보다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후발 주자들은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방안으로 수수료 인하 전략을 택하고 있다"면서 "TDF는 장기 투자 상품인 만큼 보수 인하는 고객들의 구미를 당길 만하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 1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보수 인하 계획을 하지 않고 있다. 미래에셋운용의 TDF 순자산 규모는 4조원을 웃돌아 전체 시장에서 절반 가까운 점유율을 자랑한다. 미래에셋운용 관계자는 "절반 이상은 해외에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 법인들을 통해 위탁 운용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의 보수가 적정하다고 본다"며 "수수료 인하 대신 포트폴리오 운용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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