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물려받은 김동관···공고해진 한화 후계 구도
방산 물려받은 김동관···공고해진 한화 후계 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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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선 "김승연 회장에게 능력 인정받은 것···경영권 분쟁 없을 듯"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사진=한화그룹)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사진=한화그룹)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이 한화그룹의 기반이 된 방산사업을 모두 물려받으면서 후계 구도를 공고히 하고 있다.

이미 ㈜한화나 한화에너지 등 지주사 격 회사의 지분을 다른 형제들보다 더 많이 보유하고 있었지만, 최근 승계작업으로 확실히 드러났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6일 재계 등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사업재편을 통해 여기저기 흩어져있던 방산자회사·부문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어 김동관 부회장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대표로 선임했다. 한화그룹은 내정 인사를 발표하면서 책임경영을 언급했지만 재계에서는 사업을 물려주면서 후계구도를 명확히 한 것으로 해석했다.

한화그룹에서 방산사업은 의미가 남다르다. '한국화약'이 1974년 방위산업체로 지정된 이후 50년 가까이 사업을 지속해오고 있으며, 지난 2015년 삼성에서 방산계열사(테크윈·탈레스) 등을 인수한 뒤 재계 10위에서 7위로 올라섰다.

최근에는 한화가 개발한 자주포 K-9 수출계약을 체결하는 등 기업의 글로벌 위상도 달라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그룹의 모태가 된 사업을 물려받았다는 건 회장이 후계자의 능력을 인정해 경영을 맡기고 후선으로 물러나겠다는 의미"라며 "김동관 부회장이 태양광 사업 등을 통해 김승연 회장에게 후계자임을 확실하게 인정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은 이미 동생들보다 계열사 지분을 더 많이 보유했다.

㈜한화의 경우 김동관 부회장이 4.44%를 보유중인데 비해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과 삼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는 각각 1.67%를 갖고 있다. 

㈜한화의 지분을 9.70% 보유해 사실상 그룹의 정점에 서 있는 한화에너지도 김동관 부회장이 지분 절반을, 김동원 부사장·김동선 상무가 25%씩 나눠 들고 있다.

그럼에도 한화그룹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리는 것은 지분과 무관하게 승계 과정에서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는 '형제의 난'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당장 한화그룹만 보더라도 김승연 회장과 동생인 김호연 빙그레 회장이 재산을 두고 3년 6개월간 소송을 벌였다. 다만 극적으로 화해의 악수를 나누면서 갈등은 해소됐다.

하지만 이 같은 사례는 극히 일부로, 대부분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채 형제의난이 벌어지곤 했다.

최근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사이에서 경영권 분쟁이 벌어졌고,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일본 기업으로서의 모습이 드러나 롯데그룹에 대한 이미지는 바닥에 떨어졌다.

한진그룹도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이 경영권 분쟁을 벌였고, 금호그룹도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도 다툼이 있었다.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은 한화그룹 내 금융사업 전반을, 김동선 상무는 갤러리아 부문 신사업전략실장과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전략실장을 겸직하면서 유통·레저 사업을 물려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이대로 승계가 종결된다는 보장은 없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특히 김동선 상무는 아직 경영능력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은 이번 사업재편과 내정 인사로 후계 구도를 분명히 하고 있어 다른 총수 일가처럼 분쟁이 쉽게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3세 경영 마무리 수순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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