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수입물가 1%p 오르면 생산자물가 0.13%p 상승"
한은 "수입물가 1%p 오르면 생산자물가 0.13%p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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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전가 큰 업종 '석유정제·화학·철강'
"물가 정책에 산업별 특징 고려해야"
석유 시추 (사진=픽사베이)
석유 시추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국제 원자재가격이 등락을 반복하더라도 인플레이션에 상방 압력이 상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원자재 물가 충격이 최종 가격에 전가되는 정도가 중간재에 비해 큰 데다 수입물가 상승 영향이 더 오래 지속되는 경향을 보여서다. 

특히 수입 원자재 투입비중이 높은 석유정제, 화학, 철강, 항공 등은 가격전가가 상대적으로 크게 일어났다. 산업별 특징에 따라 원자재 물가 상승이 기업의 생산비용과 실제 최종 가격에 전가하는 정도도 달라지는 만큼, 물가안정 정책과 경제전망을 수행할 때 이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조사통계월보: 수입 물가 상승의 산업별 가격전가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원자재 수입 물가 상승률이 1%포인트(p) 증가하면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약 0.13%p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물가의 가격전가 비율도 원자재(0.13)가 중간재(0.08)보다 높았다.

원자재 가운데서는 1%p 단위 충격시 곡물 등 농수산품 충격의 영향이 에너지, 금속 등 광산품에 비해 더 크고 오래 지속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단기적으로 수입 물가 하락시보다 상승시에 가격전가 정도가 더 높았고 상승폭이 작을 때보다 클 때 가격전가 정도가 더 높은 비대칭성·비선형성을 나타냈다. 

수입 물가 충격에 산업별 가격전가 정도를 살펴보면 제조업이 가장 높았고 이어 건설업, 전기가스, 서비스업 순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산업별로 가격전가 정도에서 차이를 보이는 데는 △수입 원자재 투입비중 △수요의 가격탄력성 △시장집중도 △정부정책 반영 가능성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제조업의 경우 수입 원자재 투입비중이 높은 석유정제, 화학, 철강 등은 가격전가가 크게 일어났다. 반면 IT제조, 운송장비 등은 투입비중이 낮고 수요가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해 가격전가 정도가 낮았다. 서비스업은 가격전가 정도가 전반적으로 높지 않았다. 다만 항공, 해운 등 운수는 원자재 투입비중 및 시장집중도가 높아 가격전가가 상대적으로 컸다.

건설업은 생산비용 증가가 최종재가격에 반영되는 정도가 높아 가격전가가 크게 나타났고, 전기가스는 석탄과 천연가스 등 원자재 투입비중은 상당히 높지만 정부 정책에 따라 가격전가가 일부 제한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광원 한은 조사국 조사총괄팀 과장은 "산업별 특징에 따라 기업의 생산비용이 변하는 정도가 달라지고 이어 생산비용에 따라 실제 가격에 전가하는 정도도 달라지면서 결과적으로 최종재의 가격이 달라지는 구조"라며 "특히 석유정제 업종은 원자재 투입 비중이 상당히 높고 수요탄력성이 낮다는 특징이 있어 가격 전가가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하방리스크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상방리스크가 혼재돼 있어 국제원자재가격은 당분간 높은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큰데, 이는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는 의미"라며 "물가안정 정책과 경제전망을 할 때 산업별 수입 물가 가격 전가 정도에 차이가 크다는 점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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