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 바뀐 증권사 IPO 주관···'전통 명가' 부진 속 KB證 '돌풍'
판도 바뀐 증권사 IPO 주관···'전통 명가' 부진 속 KB證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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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어' LG엔솔 맡아 공모액 14.8조 '선두 확정'
NH證, 증시 부진에 '대어' 잇단 상장 철회 여파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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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올해 증시 한파로 기업공개(IPO) 시장 침체가 이어지는 양상이다. 증권사 상장 주관 실적도 대체로 부진한 가운데, 예년과 다른 순위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KB증권이 변방에 있던 예년과 달리 선두 등극을 사실상 확정지은 반면, NH투자증권은 지난해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실적을 내면서 'IPO 명가'로의 체면을 구겼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이 올해 들어 상장을 주관한 기업은 5곳, 공모 금액은 총 14조8585억원에 달한다. 전체 공모액이 16조원을 밑도는 것을 감안하면 대부분을 차지하는 셈이다. 여기에는 '사상 최대어' LG에너지솔루션(12조7500억원)의 상장을 단독으로 주관한 점이 주효했다.

KB증권은 이전까지 IPO 시장에서 경쟁사들에 밀려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하지만 관련 전담 부서를 4개 체제로 확대 개편하는 등 역량 강화에 나섰고, 지난해 카카오뱅크, 롯데렌탈 등 '대어'들의 대표 주관을 맡은 데 이어 올해도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반면, NH투자증권의 올해 성적은 신통치 않다. 현재까지 공모총액은 2937억1000만원에 그친다. 아직 하반기가 남았지만, 지난해 연간 실적(3조7439억원)에 비해 10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칠 가능성이 높다. 상장을 주관한 6곳 모두 공모액이 1000억원을 밑도는 코스닥 기업이다. 

NH투자증권은 그간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사이언스, 하이브(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한 해를 대표하는 기업들의 IPO를 잇달아 성사시켰다. 이로써 증권업계에서 유일하게 3년 연속 조 단위 공모 총액을 기록했고, 주관 실적 순위도 1~2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올해 4위로 내려앉으면서 오랜 기간 유지해 온 '전통적 강자' 타이틀이 무색해졌다. 

몸값이 최대 10조원대로 추산됐던 현대오일뱅크를 비롯, SK쉴더스와 원스토어 등 IPO 주관 계약을 맺었던 대형 기업들이 상장을 철회한 여파가 컸다. 업황·실적 모멘텀 기대감에 일찍이 시장의 주목을 받은 이들은 부진한 시황에서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할 것으로 판단, 증시 입성 의지를 거둬들였다.

올해 IPO 시장에서 좀체 힘을 쓰지 못한 NH투자증권이 하반기 반등할 기회는 있다. NH투자증권이 대표 주관을 맡은 컬리와 골프존카운티는 하반기 '대어'로 최근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이 두 곳이 무사히 상장을 이루면 NH투자증권의 올해 주관 실적은 KB증권에 이어 2위에 오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아직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점에서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우세한 편이다. 시장이 아직 회복 국면에 들지 않은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얼마든지 상존한다는 이유에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수익성과 성장성 면에서 긍정적으로 점쳐진 대형 기업들이 부진한 시장에 상장을 철회한 사례가 잇따랐다"며 "예비 상장사들은 기업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어렵다고 여겨지면 증시 입성을 미룰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상장을 계획하고 있지만 대다수가 올해보다는 내년을 염두에 두고 있어, 증권사들의 주관 실적 순위 변동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이러한 중에 알짜 중소기업 상장에 공들이는 일부 증권사도 눈에 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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